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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대가성 없음’으로 무죄를 받은 김 대표는 이달 1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지난 19일 검찰이 이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면서 김 대표는 무죄를 확정받았다. 진 전 검사장에 대한 뇌물 혐의는 벗었지만 김 대표 입장에서는 고난의 시간이었다.
창업주가 기소되고 재판을 받는 동안 넥슨 내부도 흔들렸다. 게임을 잘 만들어 건실하게 성장했다던 기업 이미지도 손상됐다. 내부 직원들은 동요했다. 상장전 자사주 관리에 엄격했던 김 대표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이 와중에 넷마블 등 경쟁사들이 치고 올라왔다. 지난해 한국 게임업계 매출 1위를 넷마블이 차지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흥행을 발판 삼아 넥슨의 턱밑까지 올라왔다.
입장문에서 그는 자신이 1심 법정에서 했던 말을 복기했다.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앞으로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되갚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그 동안 이 약속을 잊지 않아야겠다는 다짐 속에서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정리해왔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과 가족이 가진 재산의 일부를 환원하고 한국 사회의 새로운 미래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작점은 지난 2월 발표한 넥슨 재단과 어린이재활병원이다. 청년들의 벤처창업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일도 한다. 이같은 활동을 위해서 약 1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경영권 세습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자신들의 자녀들에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넥슨이 혁신 기업으로 남아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NXC 관계자는 김 대표의 이 같은 행보가 새삼스러운 게 아니라고 전했다. 재판 과정에서 평소 생각이 강해졌을 뿐이라는 얘기다.
그는 “넥슨은 창립 초기 때부터 김 대표의 뜻에 따라 장학 사업 등 사회 환원 활동을 해왔다”며 “제주도에 있는 컴퓨터 박물관이나 어린이재활병원도 그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제주 NXC 본사 옆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컴퓨터·게임 전문 박물관이다. IT 교육을 통한 제주도민들의 정보 격차 해소도 담당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NXC 대표로서 계속 활동한다. 넥슨에 대한 직접적 경영은 안하지만, 전반적인 투자 활동, 사회공헌 활동 등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