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업체, 잇따라 국내 상장사 인수…왜?

지난 2월 룽투게임즈 이어 로코조이 코스닥 상장사 지분 인수
"국내 시장 테스트 베드로 활용 목적…국내업체 중국 진출 어려워 질 수 있어"
  • 등록 2015-05-27 오후 4:14:17

    수정 2015-05-27 오후 6:23:47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도탑전기’와 ‘탑오브탱커’의 성공을 이끈 중국 게임업체가 잇달아 국내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게임업체의 개발과 퍼블리싱 능력이 국내 게임업체를 넘어서고 있다며 해외 진출에 앞서 국내 시장을 ‘테스트 베드’(시험대)로 활용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평했다. 중국 게임시장 진출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에 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너스텍(109960)은 로코조이홍콩을 대상으로 126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유상증자가 끝나면 로코조이홍콩은 이너스텍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로코조이홍콩은 또 51억 원 규모의 이너스텍 전환사채도 인수한다. 이너스텍 주가는 올 들어 354.1% 상승했다. 지난해 말 2000원 선에 거래되던 주가는 1만 원을 돌파했다. 시장 일각에선 로코조이의 인수와 관련해 정보가 미리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너스텍은 오는 7월7일 주주총회를 열고 싱샨후(Shanhu Xing) 로코조이 홍콩 홀딩스 리미티드 대표이사와 조위(Wei Zhao) 로코조이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등을 신규 이사로 선임한다. 정관 변경을 통해 온라인 게임, 웹게임, 모바일게임 등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로코조이는 중국과 국내 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게임 ‘마스터탱커’를 개발한 게임업체다. 지난해 매출 2800억원에 영업이익 1400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설립한 지 3년 만에 중국 주요 게임업체로 성장했다.

고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보다 작은 한국 시장에 중국 게임업체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경계할 요인”이라며 “중국 게임 시장 성장 발판을 만들어준 한국에서 성공했을 때 갖는 상징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게임 퍼블리셔 룽투게임즈는 지난 2월 국내 온라인 교육업체 아이넷스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200억원을 출자해 아이넷스쿨 지분 44.53%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아이넷스쿨은 룽투게임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룽투게임즈는 대표 모바일게임 ‘도탑전기’를 퍼블리싱하며 유명세를 탔다. 도탑전기는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9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 도탑전기 퍼블리싱은 가이아모바일코리아가 맡았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이후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10위에 오르며 국내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모바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로코조이와 룽투게임즈뿐만 아니라 중국 내 퍼블리셔 몇 곳이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게입업체 관계자는 “전날 로코조이 진출이 화제였다”며 “최근 국내 게임 개발사는 중국 게임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업체가 국내 시장을 노리는 가운데 국내 업체의 중국 진출도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 연구원은 “중국 게임업체들 중에서도 컴투스 처럼 한가지 게임으로 수익을 많이 내는 회사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컴투스에 경쟁 상대가 되지 않지만 여러 회사들을 끌어 모아 컴투스에 대적해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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