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년, 타살 아닙니다” 31년 만에 충격 증언… 사실일까?

김영규 전 대구경찰청 강력과장 주장
  • 등록 2022-05-17 오후 2:20:45

    수정 2022-05-17 오후 2:20:45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이른바 개구리 소년 사건의 수사 실무를 책임졌던 한 경찰이 해당 사건은 타살이 아니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장기 미제 개구리 소년 사건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개구리 소년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 초등학생 5명이 돌연 실종된 후 11년 만인 2002년 9월 26일 집 근처 와룡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사건 당시 경북대 법의학팀은 6주간의 조사 끝에 아이들의 두개골에 남은 상처 등을 근거로 타살당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건의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많은 의혹만 남긴 채 미궁으로 빠졌다.

그런데 최근 수사 일선에 있던 경찰이 아이들의 사망 원인은 타살에 의한 것이 아닌 ‘저체온증’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는 당시 현장 취재기자였던 김재산 국민일보 대구경북본부장이 김영규 전 대구경찰청 강력과장의 주장을 중심으로 펴낸 ‘아이들은 왜 산에 갔을까’라는 책에서 제기됐다.

이에 17일 CBS뉴스쇼에서는 책에 담긴 김 본부장의 주장을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살해 동기도 없고, 범행의 도구도 없고,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숨진 5명 중 세 명의 두개골에서는 상처가 나왔는데 각각 상처의 수와 모양이 제각각이었던 점을 짚었다. 실제로 경찰은 두개골에 남은 디귿자와 브이자 등 상흔을 보고 관련 범행 도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두고 당시 법의학팀에서는 생전에 생긴 상처로 사망의 원인이라고 봤지만, 김 전 강력과장은 두개골 손상이 사후에 생겼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사망 후 유골이 발견될 때까지 11년 동안 홍수 등으로 밀려온 돌에 찍힌 사후 골절흔이라는 의견이다.

김 전 강력과장은 MBC와 인터뷰에서는 “우철원 군의 경우 25군데 외상 흔적이 있다. 범행 도구도 25개가 돼야 한다. (흔적이) 하나도 같은 형태가 아니다”라며 “경찰뿐 아니라 국과수까지 나서서 범행도구가 무엇인지 대한민국을 다 뒤졌다. 그런데 상처와 부합하는 도구를 찾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정리하자면 그는 아이들의 죽음이 타살이 아니라 해가 지고 어두워진 와룡산에서 점심을 거른 채 길을 잃은 아이들이 쌀쌀한 3월 날씨에 비까지 맞아 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으로 죽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유족 측에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CBS 라디오에 따르면 전국미아실종자찾기시민의 모임 나주봉 회장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와룡산은 아이들이 늘 다니던 곳이다. 해발고도도 300m 정도로 깊은 산이 아니다. 저체온증으로 죽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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