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는 최근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퇴행성관절염은 단순한 관절통만의 문제가 아닌 염증매개물질로 인한 질환으로, 신체 내 다양한 전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관절염은 닳고 떨어져나간 관절연골의 부스러기들이 관절막을 자극해 발생한다. 자극받은 관절막의 세포들이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이렇게 생긴 염증매개물질들이 또 다른 관절연골을 파괴하는 악순환이 이뤄지는 것이 관절염의 발생 기전이다.
따라서 관절염이 발생한 부위는 염증매개물질들이 가득 하게 된다. 이렇게 국소부위에 몰려있던 염증매개물질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혈액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 전신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이로 인해 활성화된 관절 내 염증이 지속적으로 염증매개물질을 만들고, 이 물질들이 반대로 다시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져 알츠하이머 치매나 협심증과 같은 만성 질환을 키울 수 있다.
◇성별 같은 선천적 면역상태, 생활습관만큼 중요
관절염으로 인한 염증 유발 기전은 선천적 면역상태에도 영향을 받는다. 관절 내 국소적으로 발생한 염증은 개인의 성별, 인종에 따라 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관절염의 진행정도는 개인별로 천차만별이다. 다만, 여성의 경우 관절염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관절염 환자의 상당수는 여성이 차지한다. 여성은 평소 집안일 때문에 앉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생활습관 외에도 폐경 이후 관절염을 예방하던 에스트로겐의 역할이 줄어들어 관절염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경 이후 관절통이 시작되거나 지속되는 경우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관절염의 염증발생 정도는 생활습관과 개인 요인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면 관절염을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관절염을 관리하는 것이 전신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