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국토지질연구본부 지질연구센터 연구팀이 올해 1월부터 경남 합천군의 약 7km 직경의 적중·초계분지의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곤드와나 리서치(Gondwana Research)’에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적중·초계분지는 한반도 남동쪽에 있는 약 7km 직경의 독특한 그릇 모양의 지형이다. 그동안 운석충돌의 흔적이 여러 차례 발견됐으나,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국내외 지질학계의 숙원으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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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이 충돌할 때는 강한 충격파가 일어나 지하에 거대한 웅덩이를 형성한다. 이 때 발생한 충격파의 영향으로 기존 암석과 광물 속에 충격변성에 의한 흔적이 남는다. 이러한 흔적에 대한 암석학·지구화학적 변형구조 추적으로 과거에 운석충돌이 있었는지를 판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적중·초계분지의 퇴적층 분석을 통해 운석충돌에 의한 고유한 충격파로 만들어지는 미시적 광물 변형증거와 거시적 암석변형을 확인했다. 분지의 호수퇴적층 속에서 발견된 숯을 이용한 탄소연대측정 결과는 해당 분지의 운석충돌이 약 5만 년 전에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임재수 박사는 “지질학계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적중·초계분지가 한반도 최초 운석충돌구로 확인돼 연구자로서 보람을 느낀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적중·초계분지의 운석충돌 시기에 대한 명확한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적중·초계분지의 운석충돌구 직경을 4km로 가정하면, 직경 약 200m 크기의 운석이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1400MT에 해당하는데 1980년 세인트헬렌스 화산 폭발 당시 발생한 총에너지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