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포스코플랜텍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전체 채권단에 워크아웃 개시 여부 및 채권행사 유예, 재무실사 등을 묻는 안건을 부의했다. 올 3월 말 기준 금융권 여신액은 총 5800여억원으로 산업은행(30.4%)의 채권비율이 가장 높고 외환은행(12.3%), 신한은행(11.3%), 우리은행(10.9%) 순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6월 3일에는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부의 안건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워크아웃을 개시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으로부터 75%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문제는 채권단의 반응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은행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포스코의 꼬리자르기가 명백한 상황에서 채권단이 손실을 감내하면서 (워크아웃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더구나 추가 자금이 투입될 경우 곧바로 부실여신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워크아웃에 동의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신한은행과 외환은행도 워크아웃에 부동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은 채권단협의회의 논의 내용을 보고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우리은행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워크아웃에 동의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은행 등 대부분 채권금융회사들은 포스코플랜텍 여신에 대해 이미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거나 상각 등을 통해 부실에 대비해 놓은 상태다. 포스코플랜텍이 법정관리를 가더라도 손실이 크지 않은 셈이다.
포스코플랜텍은 현재 생산 효율성 및 수익성 강화를 위해 울산공장 일부 생산설비에 대한 축소 및 탄력적 운영을 포함하는 경영정상화 계획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으로 채권단이 워크아웃에 동의할 경우 채권단과의 협의 통해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플랜텍 울산공장의 전신은 특혜 인수 논란에 휩싸인 성진지오텍으로 화공·해양 플랜트용 기자재와 설비를 만들지만, 유가 하락으로 인한 발주 감소 등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포스코 계열사로는 포스하이알에 이어 두 번째 부도회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