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바이백"…국고채 금리 일제히 하락세

정부, 긴급 2조원 바이백 발표
"바이백 규모 크지 않으나 시장 수급 얇아져…일단 환호"
  • 등록 2021-11-02 오후 3:32:02

    수정 2021-11-02 오후 3:42:54

안도걸 기획재정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땡큐, 바이백(Buyback).”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며 정부의 바이백(Buyback·매입을 통한 조기상환) 조치에 환호했다. 최근 매수세가 실종된 상황에서 수급이 얇아진 터라 작은 규모에도 금리가 튀고 있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은 이날 오후 3시 20분께 전 거래일보다 8.2bp(1bp=0.01%포인트) 하락한 2.026%에 거래되고 있다. 사흘 만에 2.1%를 하회한 것이다. 5년물 금리도 8.7bp 하락한 2.289%, 10년물도 4.1bp 떨어진 2.465%에 거래되고 있다. 20년물, 30년물 또한 각각 1.8bp 하락한 2.440%, 2.403%에 거래되고 있다.

3년 국채선물(KTB)는 35틱 상승한 108.18에 거래되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것은 이날 기획재정부가 국채시장 점검 긴급간담회를 갖고 2조원 어치의 바이백에 나서겠다는 조치를 발표한 영향이 크다. 이날 호주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수익률곡선제어(YCC)를 철회하고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금리 상승 재료가 있었음에도 시장은 이보단 정부의 바이백 조치를 더 환호했다.

정부는 2조원의 긴급 바이백을 실시하겠다며 매입 종목은 시장 변동성 등을 감안해 추후 공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날 채권시장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회의를 하고 바이백 조치를 내놓은 것은 최근의 채권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3년물 금리는 51bp 상승했다. 미국(24bp), 영국(23bp), 독일(15bp)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과도한 상승세다. 10년물 금리 역시 우리나라가 34bp 올라 주요국 대비 크게 상승했다. 미국은 7bp, 영국은 11bp, 독일은 9bp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방향은 알겠으나 그 속도와 폭이 너무 크다 보니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모두 다 패닉 상태”라며 “바이백은 시장 안정을 위한 당국의 조치 정도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주로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정부에 채권 금리 상승세가 너무 가팔라 시장 안정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장 자체의 수급이 얇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월말까지 오르던 금리가 11월 보험사의 자금 집행, 외국인의 선물 매수 전환으로 전일 5년물 이상에선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수급이 워낙 얇아진 상태라 작은 매수에도 시장 금리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백 물량 자체가 크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워낙 시장심리가 불안하고 거래량이 적어 작은 재료에도 반응이 큰 편이다. 취약한 심리에 바이백이 비교적 좋게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백 효과는) 낼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백 효과 및 이에 대한 해석이 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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