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달러 가치가 14년동안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계속되는 달러 강세가 미국 수출 기업들의 수익을 악회시키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미국 제조업 기업들의 일자리 확대 계획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달러가 美제조업·수출업 발목잡나
달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1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추종하는 WSJ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93.36까지 상승해 14년동안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 가치 상승은 해외로부터 물건을 수입하는 기업이나 가계에는 이득이 된다. 그러나 해외 소비 시장에 물건을 만들어 팔아야 하는 수출기업에게는 미국산 물건 가격을 더욱 비싸게 만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미국 최대 수출업체인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은 지난주 “항공기 판매 기회는 점점 적어지고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상업용 항공기 부문 추가 감원 계획을 밝혔다. 전자기기 전문업체 에머슨 일렉트릭은 “강달러로 기기 주문이 9~11월 약 2%포인트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달러 10% 상승하면 수출 6.2%포인트 줄어”
그러나 이후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확대 정책에 따라 엔화와 유로화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달러 강세는 미국 제조업과 수출산업의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고용 역량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비용 감축 등을 위해 국내로 공장을 들여오지 않고 중국이나 멕시코 등지에서 계속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제전망업체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향후 3년동안 달러 가치가 10% 오를 경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1.8%포인트 줄어들고 제조업 부문 생산증가율은 3.6%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해외 수출은 6.2%포인트 줄 것으로 전망했다.
벤 허즌 매크로이코노닉 어드바이저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강달러는 수입물건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유리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제조업 부문 일자리 감소 등으로 초기 이득이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