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 시리아 내전 중재 서툴다" 계속되는 수난

  • 등록 2014-01-23 오후 6:32:26

    수정 2014-01-23 오후 6:32:26

【유엔=AP/뉴시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잇따른 수난을 겪고 있다. 반 총장이 수난을 겪는 원인은 그가 시리아 평화회담(제네바-2 회담)을 준비하면서 지난주 이란을 초청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시리아 평화회담과 관련해 반 총장과 이란 사이에 구두 합의가 있었으며 더 명확한 문서상 합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도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이란 정부가 기존의 견해를 뒤집는 바람에 이란의 시리아 평화회담 참가가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 당국은 전제조건만 요구하지 않는다면 시리아 평화회담에 참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정부는 “시리아 야권은 이란이 평화회담에 개입하면 협상에서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반 총장의 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이란은 반 총장이 외압에 결국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한 외교관은 “시리아 평화회담에 이란을 초청하려던 반 총장의 시도는 혼동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유엔 사무총장실은 반 총장이 이란의 시리아 평화회담 참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진행 상황을 미국 등 관련 국가에 통보했다고 밝혔지만 비난을 피하지는 못했다.

미국외교협회의 스튜어트 패트릭 수석연구위원은 “전 세계 대표 외교관이라는 자리에 비해 그의 행동은 좀 순진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패트릭은 “이란과 관련된 이번 사고에서 그는 잘못 판단했다”며 “이란의 시리아 평화회담 참가에 대해 반 총장은 충분한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부임한 이후 리더십과 관련해 공격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르웨이 언론에 유출된 2009년 작성된 메모에서 모나 율 유엔 주재 노르웨이 차석대사는 반 총장이 지도력이 약하고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며 그를 맹렬히 비난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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