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협상 타결, 심지만 연장한 시한폭탄

회복기미에 찬물 될라..금융시장엔 단기호재 결국 체력 키워야
  • 등록 2013-10-17 오후 6:18:05

    수정 2013-10-17 오후 6:18:05

[이데일리 김남현 최정희 안혜신 방성훈기자] 미국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안 협상이 타결되면서 16일간 지속된 미 연방정부폐쇄(셧다운) 사태가 일단락됐다. 협상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협상의 상징적 마감시한인 17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까지 타결이 지연된데다 합의 내용 또한 내년 1~2월로 미룬 미봉책에 불과해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까지 검토했던 미국 경기회복 국면이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이번 결과가 국내경제와 금융시장에 당장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불안감마저 떨치기에는 2% 부족한 셈이다.

◇ 우리경제 당장 영향 없지만 미 경기둔화 가능성 우려

전문가들은 셧다운 자체로는 우리경제에 큰 영향이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다. 백승관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결국은 미봉책이다. 미국경제가 회복돼야 재정절벽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데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소비와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지며 미국 경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내년 2월 다시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세계경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미국 경제 역시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중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셧다운으로 미국 경제에서 240억달러가 증발했다며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0.6% 감소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피치 역시 미국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하며 등급 강등까지 경고하고 나서기도 했다.

반면 미국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수준까지는 아직 아니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부문장은 “(미국 셧다운이) 완전히 해결됐다기보다 한 분기 미뤄놓은 것이다. 내년 1월 중순이 되면 또 다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미국 지표가 혼재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성장률이 떨어질 개연성도 있다. 이 경우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겠지만 여전히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흐름을 꺾을 정도까지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시장 단기호재, 펀더멘털 키워야

이번 사태 해결로 경제지표와 경기회복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 셧다운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면서 연내 테이퍼링 여부나 미국과 중국등의 경제지표 및 경기회복여부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이젠 일본 정부의 소비세 인상에 따른 엔화 절하압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이 실시할 예정인 테이퍼링등 출구전략도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민영 부문장은 “미국 지표 혼재로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미뤄질 경우 금융시장에는 당장 긍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출구전략 시기를 늦출 수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박성욱 실장도 “양적완화 축소는 12월에 안될 수도 있다. 테이퍼링과 관련한 속도와 시기등 우려감이 상당히 둔화됐다”고 전했다.

테이퍼링 연기가 금융시장에는 단기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역시 실물부문 불안감까지는 잠재울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결국 경제 펀더멘털을 키워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백승관 교수는 “단기적으로 한국시장에 긍정적이겠지만 근본적 문제해결은 아니다”며 “신흥국중 상대적으로 한국이 양호해 자금이 몰려들었지만 오히려 이같은 현상이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나중에 문제 발생시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펀더멘털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김정식 교수 역시 “우리나라 역시 경기침제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한계상황이다. 수출은 물론이거니와 내수가 살아나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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