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룸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스위프트는 터치다운 장면 못지않게 카메라 세례를 받았고, 치프스의 우승 직후 스위프트 커플의 뜨거운 포옹과 키스는 슈퍼볼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기대했던 프러포즈는 없었지만, 그야말로 영화 같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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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슈퍼볼 관람을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여행을 온 키아 크레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스위프트와 켈스의 사랑이 꽃을 피우기 전에는 스포츠팬이 아니었다”며 “사랑 이야기인데 어떻게 거부할 수 있겠어요?”라고 슈퍼볼 참가 이유를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에이펙스 마케팅 그룹’은 스위프트가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NFL에 총 3억3150만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치프스 팀 경기 티켓 판매량은 전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고, 2023년 시즌 NFL 시청률도 7% 상승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은 1억2340만명의 시청자가 봤다.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NFL이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스위프트-캘시’ 로맨스를 만들었다는 음모론이 나올 정도였다.
스위프트는 2006년 싱글 앨범 ‘팀 맥그로’를 통해 컨트리송 장르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후 10여년간 진화를 거듭하며 최고 아티스트에 올랐다. 최근 스위프트는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그래미상에서 네 번째 ‘올해의 앨범’ 상을 받는 대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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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는 미국 문화의 핵심 아이콘을 넘어 심지어 미국 정치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 일으키고 있다. 강력한 팬덤을 확보한 스위프트는 젊은층의 정치 참여도 이끌고 있다. 스위프트는 2020년 대선에서는 V매거진과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인기가 없는 바이든 진영은 스위프트 지지를 다시 얻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스위프트 팬이라고 밝히는 등 다른 정치인들도 스위프트와 뜻을 같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슈퍼볼 우승팀은 백악관에 초대되는데 이 자리에 스위프트도 참석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스위프트가 참석을 원한다면 초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스위프트 효과를 두려워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견제에 나섰다. 스위프트에게 ‘정치에 관여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스위프트가 미국인들이 열광적으로 시청하는 슈퍼볼 경기 때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려 한다는 음모론까지 퍼뜨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