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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검찰 가족으로 보낸 그동안의 세월은 한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시간이 없었고, 함께 했던 매 순간 정말 행복했다”며 “초임 시절 선배님들 따라다니며 배웠던 올바른 검사의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 성심을 다했던 시간이었지만 아직도 부족함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지만, 비록 몸은 떠나더라도 마음만은 검찰에 두고 가겠다”며 “저는 밖에서 항상 응원하면서, 검찰에 보탬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 공보관은 법무부가 지난 28일 단행한 역대 최대 규모 물갈이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대구지검 서부지청 인권보호관으로 발령났다.
특히 법무부나 대검찰청의 경우 부대변인을 두고 있지만 중앙지검의 경우 전문공보관 혼자 언론 대응을 했기에 휴가도 내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할 정도로 업무 강도는 더욱 높았다. 오죽하면 하루에 150여통의 전화를 받으면 ‘선방했다’며 안도하기까지 했다는 전언이다. 법조계에서는 부실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장동 의혹 수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 기소 여부를 두고 수사팀과 지휘부 간 갈등이 불거졌던 채널A 사건 공보를 한 책임을 물어 좌천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지청 중에서도 제일 안 쳐주는 곳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당사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나가라는 신호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특정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청의 공보를 맡았단 이유로 인사 불익을 준다면 앞으로 누가 해당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간 법무부와 검찰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정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지낼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과 극한 갈등을 빚은 탓에, 승진을 한 법무부 대변인들과 달리 당시 윤 총장을 보좌하던 대검 대변인들은 좌천된 것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자 전 정권 법무부 등에서 공식 ‘스피커’ 역할을 해 온 대변인들은 모두 좌천 인사를 피할 수 없었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이튿날 단행한 첫 검찰 인사에서 박현주 당시 법무부 대변인은 진주지청장으로 내려갔다. 박 지청장은 성폭력 사건 수사력을 인정 받아 2100여 명 전체 검사 중 7명만 획득한 1급 공인전문검사 타이틀인 ‘블랙벨트’를 획득한 인물로, 여성 최초 법무부 대변인을 지냈다. 박 지청장은 지난 2018년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 조사단’ 부단장으로 재직하면서 한 장관의 처남인 진모 전 검사를 후배 검사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해당 사건을 박 지청장 좌천 인사 배경과 연관 짓는 해석도 제기됐다.
서인선 대검 대변인도 지난 2003년 첫 여성 공안검사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2018년 여성 검사 최초 법무부 공안기획과장을 지낸 인물이지만 이번 인사에서 서울북부지검 인권보호관에 보임되며 사실상 좌천됐다. 이를 두고 지난해 10월 대검 감찰부의 ‘고발 사주 의혹’ 및 ‘윤석열 대통령 장모 문건 의혹’ 진상 조사 당시 ‘대변인 공용폰 압수 논란’에 연루된 것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