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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로 접근하면서 정체전선을 밀어 올려 전국에 비가 내렸고, 충청·호남권에 집중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특히 군산 어청도에는 전날(9일) 오후 11시 51분부터 1시간 동안 146.0㎜의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관계자는 “군산 어청도의 기록은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값으로 공식순위에서는 제외되지만 기상청 관측자료가 확인되는 범위 내에서 1시간 강수량 역대 최고치로 추정된다”며 “1시간에 140㎜ 넘게 비가 내린 적은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주암면)에 1시간 동안 145㎜가 내린 것이 유일하게 확인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전북 군산(시간당 131.7㎜), 충남 금산(84.1㎜), 충북 추풍령(60.8㎜) 등에서는 ‘200년 빈도 비’가 내렸다. 200년에 한 번 내릴 수 있는 가장 많은 비를 의미하며, 각종 교량·댐 등을 건설할 때 설계 기준이 된다. 경북 구미(58.3㎜)에서는 ‘100년 빈도 비’가 내렸다. 군산의 경우 연 강수량(1246㎜)의 10%가 넘는 비가 1시간 만에 쏟아진 셈이다.
4명 사망…배관 기둥 매달린 노인 구조, 주말부터 또 장맛비
기습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충남 논산시·서천군·금산군, 대구 북구에서 총 4명이 사망했다. 충남 논산시에서는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가 침수돼 그 안에 갇혔던 남성이 숨졌고 서천군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주택이 무너지면서 집 안에 있던 70대 남성이 숨졌다. 충북 영동군에서는 1명이 실종돼 수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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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는 이날 오전 2시 30분부로 중대본 대응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호위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관계기관에서는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구조 및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는 비구름이 남쪽으로 내려가며 전국 각지에 내렸던 호우특보는 대부분 해제된 상태다. 당분간 제주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장맛비는 소강 상태를 보이겠고 가끔 소나기만 찾아오겠다. 다만 기상청은 주말인 13일 오후부터 다시 장맛비가 시작돼 다음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