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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미 금융계가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은행 시스템의 혼란에 더해 비둘기파 신호를 보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20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2만8000달러를 넘어서며 연초 대비 72%까지 올랐다. 일주일 동안 36%가 급등한 수치이기도 하다. 이날 오후 12시4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만7300달러대로 다소 하락했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더리움 가격도 일주일 전 대비 10%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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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초강세’는 은행들의 취약성이 드러난 가운데,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일종의 피난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애초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정부·은행 등 중앙 집권적 금융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적에서 탄생한만큼 예상된 흐름이라는 판단도 제기된다.
여기에 그간 ‘인플레 파이터’로서 면모를 보여온 연준이 이제는 금융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소방수’ 역할을 할 상황에 놓이면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뒤집힐 수 있다는 기대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시선은 연준이 오는 21~ 22일(현지시간) 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 들어 시작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행보를 변경하지 않고 계속 이어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필요할 정도로 물가 상승률이 높진 않지만, 동결할 정도로 내려가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연준이 기준 금리를 동결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은 2021년 11월 사상 최고치인 6만8790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반 토막이 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