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과 한 뿌리'..토종 브라우저 '웨일' 써보니

브라우저 기능성 향상에 초점, 화면 분할 등 인상적
아직은 시험작..크롬처럼 자체 생태계 구축할지 주목
  • 등록 2016-12-08 오후 2:53:37

    수정 2016-12-08 오후 6:26:52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네이버(035420)가 지난 1일 웹브라우저 ‘웨일’을 공개하고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하고 있다. 아직은 PC 전용 웹브라우저이고 시험작 수준이다. CBT 참가자 사이에서는 ‘웬만큼 쓸 만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웨일의 사용자 저변이 확장된다면 독자적인 앱 생태계 구축도 노려볼 만하다고 전했다. 크롬OS처럼 자체 운영체제(OS)까지 웨일의 영역이 확장될 수도 있다.

웨일 첫 화면
웨일 공개 일주일을 맞아 웨일 브라우저를 사용해봤다. 로딩 속도는 구글 크롬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보다 느렸지만 뉴스 읽기와 검색은 편리했다. 한-영 번역도 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

웨일의 전체적인 모습은 구글 크롬과 비슷했다. 일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와도 닮았다.

실제 웨일 브라우저 실행 시 검색창이 가운데에 위치한다. 브라우저 상단 주소창 오른쪽으로 메뉴가 배치된 점도 비슷했다. 사이드바가 뜨는 모습도 크롬과 흡사했다.

웨일과 크롬이 닮은꼴인 이유는 두 브라우저의 뿌리가 같다는 데 있다. 네이버는 구글이 개발한 오픈소스 브라우저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웨일을 개발했다. 크롬은 구글이 크로미움에 여러 기능을 추가해 ‘구글화’ 시킨 브라우저다.

기능적인 면에서 크롬이 웨일보다 우위였다. 검색, 지도, 동영상, 뉴스, 문서 작성 등 다양한 구글 소프트웨어 제품을 앱으로 선택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일은 아직 검색과 웹 브라우징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춘 상태다.

웨일의 화면 분할 기능. 왼쪽 창은 검색 결과 링크가, 오른쪽 창에는 선택한 링크의 웹 페이지가 떠 있다.
크롬에 없는 웨일만의 기능을 하나 꼽으라면 화면 분할(웨일 스페이스)이다. 웨일 상단 메뉴중 하나인 웹 분할을 선택하면 브라우저 화면이 좌우 둘로 나뉜다. 왼쪽 창은 링크가, 오른쪽 창은 링크를 눌렀을 때 불러오는 웹페이지가 뜬다. 왼쪽 창이 고정된 상태로 오른쪽 창만 바뀌기 때문에 다량의 뉴스를 짧은 시간에 볼 때 편하다.

웨일에서는 번역도 손쉽게 쓸 수 있다. 네이버가 지난 8월 공개한 번역 앱 파파고가 활용됐다. 한-영 번역 완성도 면에서는 구글 번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프로그램 실행 속도 면에서는 크롬이 웨일보다 우위였다. PC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웨일의 로딩 속도가 크롬보다 길었다. 다만 여러 IT전문 블로거들은 웨일이 상대적으로 PC 메모리를 덜 쓴다고 평가했다. 차후 모바일 환경에서 운영체제(OS)나 브라우저로 웨일이 쓰일 수 있는 대목이다.

웨일의 확장성에 대해서 네이버는 말을 아끼고 있다. 시험작이고 크롬이나 익스플로러보다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모바일 적용에 대한 부분도 신중했다.

국내 한 SW 개발업체 관계자는 “저변만 늘어난다면 웨일도 크롬처럼 모바일에 활용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처럼 네이버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내 전용으로 머무를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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