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기준으로 할로자임 시가총액은 약 7조원으로 약 4조원대인 알테오젠을 3조 가량 앞섰던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큰 반전이 있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비만치료제 장기지속형 플랫폼을 자체 개발한 펩트론은 1년 새 시가 총액이 약 5889억원에서 1조 8000억원대로 약 200% 이상 급등했다. 이들 기업의 가치 급상승은 최근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니즈가 높은 혁신 기술을 자체 개발, 글로벌 기업들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뚜렷한 경쟁자나 대체제가 없다는 것도 이유다.
전 세계적인 광풍이 불고 있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펩트론(087010) 등 국내 기업들의 장기지속형 기술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려 하고 있다. 기존 1일 1회 또는 1주 1회 투약하던 것을 한 달에 한번, 두 달에 한 번 투약이 가능한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마운자로를 개발한 일라이 릴리는 펩트론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고, 새로운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선 베링거인겔하임은 인벤티지랩(389470)을 선택했다. 위고비로 유명한 노보노디스크도 국내 바이오 벤처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확보한 마이크로스피어(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플랫폼은 현재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GLP-1 비만치료제에 가장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이런 선전은 블루오션 시장에 과감하게 먼저 진입, 끊임없는 R&D로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전략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먹혀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단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블루오션 및 혁신 기술 시장에 뛰어들어야 K-바이오가 글로벌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매년 글로벌 바이오 강국 도약이라는 비전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도 이런 부분을 진지하게 눈여겨봐야 한다. 다양한 혁신 기술 선점을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려는 K바이오에게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