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시공사' 에이치엔아이엔씨 회생신청에 부동산PF 또 얼어붙나

'부동산PF 위기' 자금난에 회생신청
"회복된 PF시장, 또 경색될까" 우려
시평순위 133위로 건설규모 작아
소프트웨어 개발 주력…"충격 제한적"
  • 등록 2023-03-24 오후 6:08:30

    수정 2023-03-24 오후 9:34:54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범현대가(家) 3세인 정대선 씨가 최대주주인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가 법정관리를 신청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이 재연될지 우려된다.

업계에선 투자심리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에이치엔아이엔씨 주력 업종이 건설이 아닌 만큼 큰 파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부동산PF 위기’ 자금난에 회생신청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IT·건설 서비스 전문 기업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지난 21일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시공능력평가순위(시평순위) 133위 중견건설업체며, 최대주주는 현대가(家) 3세이자 노현정 전 아나운서의 남편인 정대선 씨다.

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부동산PF 위기로 유동성이 막히면서 자금난에 시달렸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작년 8월 강원 속초시 장사동에 분양한 ‘속초 헤리엇 THE 228’은 특별공급에서 85가구 미달, 1순위 청약에 34가구가 미달됐다. 총 119가구 미달이 발생한 것.

에이치엔아이엔씨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 2021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총 695억446만원, 장기차입금은 224억6400만원이다.

단기차입금 내역을 보면 운영자금대출로 △농협은행 190억원(금리 3.92~4.39%) △신한캐피탈 50억원(금리 5.80%) △에이캐피탈 40억원(금리 5.80%) △광주은행 40억원(금리 4.49%) △우리은행 21억원(금리 5.95%) △전북은행 20억원(금리 6.43%) 등이 있었다.

장기차입금 내역을 보면 일반자금대출로 △수협 35억400만원(금리 3.45%) △KB저축은행 20억원(금리 6%) △JT저축은행 20억원(금리 6%) △참저축은행 12억원(금리 6%) 등이다. 수협은 지난 1월 말 대출금을 모두 상환받았다.

소프트웨어 개발 주력…“충격 제한적”

법정관리 신청에 앞서 대주단과 소송전도 벌어졌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법정관리 신청 직전 건설(존속법인 에이치엔아이엔씨)과 IT(신설법인 에이치엔아이엑스) 부문으로 물적분할했다.

하지만 대주단은 회사가 채권자의 사전동의 없이 분할했다면서 분할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회사가 신청한 포괄적 금지명령과 보전처분을 검토한 뒤 법정관리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 신청을 결정하기 전까지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채권자들은 법원 허가가 없으면 강제집행할 수 없으며, 법인도 임의로 재산을 처분할 수 없다.

강제집행이란 채무자가 임의로 금전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처분해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선 레고랜드 사태 이후 회복됐던 부동산PF이 또다시 경색될지 우려한다. 다만 에이치엔아이엔씨의 시평순위가 높지 않은데다 주력 업종이 건설이 아닌 만큼 PF시장에 큰 파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시스템 통합(SI), IT 아웃소싱, IT 컨설팅 및 솔루션 사업을 비롯한 종합 IT 서비스사업과 플랜트엔지니어링 및 종합건설공사업, 조선IT기자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은 한 곳에서 문제가 터지면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며 “투자심리가 이전보다 다소 얼어붙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에이치엔아이엔씨 시평순위가 133위로 대형 건설사만큼 규모가 크지 않다”며 “주력 업종이 소프트웨어 개발로 건설 비중이 낮기 때문에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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