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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국가들 ‘위드 코로나’ 채비…전면→제한적·선택적 봉쇄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성인 88%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영국은 지난 19일 ‘자유의 날’을 선포하고 방역 규제를 대폭 철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사적 모임시 인원 제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규제를 거의 다 해제했다.
최근 델타변이 감염 사례가 대거 발생하고 있지만 중증 환자나 사망자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영국이 방역 완화를 강행하겠다고 했을 때 델타변이 감염이 급증해 의료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완화 조치 이후 첫 주 신규 확진자는 되레 감소했다. 지난 15일 6만명을 넘었던 일일 신규 확진자는 27일엔 2만 7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월 1000명을 웃돌았던 사망자 수도는 수십명 규모로 떨어졌다. 신규 입원 환자도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2차 팬데믹 당시엔 여러 측면에서 피해가 컸다. 특히 경제 부문은 전면 봉쇄조치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이번 델타변이발 3차 팬데믹은 신규 감염자나 사망자가 이전만큼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에 이어 다른 서방 국가들도 코로나19 위기 관리에 있어 예전과 같은 과감한 전면 봉쇄보다는 제한적·선택적 봉쇄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기업들 역시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 팬데믹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교대근무를 늘리는 동시에 현장에 있는 노동자 수를 줄이는가 하면 재택근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두 차례 팬데믹에 따른 학습효과 영향으로 풀이된다.
독일 렌터카 회사 식스트의 알렉산더 식스트 공동 최고경영자(CEO)도 “델타변이 급증이 상당한 영향을 끼치겠지만 최소한 우리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며 “아무 것도 몰랐던 2020년 3월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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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들이 ‘위드 코로나’로 선회하면서 경제적 피해도 크게 줄었다. 18세 이상 성인 69%가 최소 1차례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의 경우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식당과 술집 매출은 팬데믹 이전 고점을 넘어섰으며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결국 백신 접종이 경제적 피해도 크게 줄여준 셈이다.
비슈와나트 티루파투르 모건스탠리 계량 분석가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코로나19 신규 사례 증가세와 입원 및 사망 간 단절이 높아진 반면,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는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은 이미 팬데믹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았다”며 “델타변이 확산이 미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계속 일하고 소비할 가능성이 높고, 미 정부가 전면 봉쇄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확진자 증가세가 일부 지역에 집중돼 국가 전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주 일평균 신규 확진자의 3분의 1이 플로리다주, 루이지애나주, 아칸소주, 미주리주 등 4개주에서 나왔는데, 이들 지역은 모두 백신 접종률이 낮다. 또 4개주는 미 전체 국내총생산의 9%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외에도 대규모 감염 사태가 대도시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이날 “최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난해와 (최근) 몇 개월 코로나19 유행이 잇따랐는데 현재 각 유행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 경향이 있다. 무리한 기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