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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단순히 책의 활자를 읽는 공간에서 책의 맥락을 파악해 좀더 풍성하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내부 보수공사를 진행해 도서관과 정보아카이브, 박물관을 결합한 ‘라키비움’(Larchiveum) 시설인 전시실(337.5㎡·약 102평)과 문학실(870㎡·약 263평)을 개설하고 22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임원선(54)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도서관은 책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치중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백석과 김소월의 시 초판본이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데서 보듯 책 자체의 물성을 느끼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학실은 우리나라에서 나온 소설책과 시집, 문학이론서와 평론서, 세계문학서 등 2만 8785권을 갖춰 따로 꾸몄다. 근대문학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연대기 코너와 시·소설·희곡분야 대표 작가와 작품을 선보이는 장르별 코너도 마련했다. 여기에 딱딱한 나무의자 대신 안락한 소파를 배치해 차별화를 꾀했다. 오는 24일까지는 이광수의 ‘무정’ 재판본(1920), 백석의 ‘사슴’ 초판본(1936), 서정주의 ‘화사집’ 초판본 특제본(1941) 등 도서관이 소장한 희귀본 세 권을 특별히 공개한다.
임 관장은 “도서관을 단순히 책만 보는 장소가 아니라 정보를 교류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교육적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특히 문학실은 작가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글과 책을 쓰게 됐는지 작품의 맥락을 파악하고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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