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29일 리콴유 장례식 참석..아베와 대면 '주목'(종합)

  • 등록 2015-03-27 오후 5:26:11

    수정 2015-03-28 오후 11:22:17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싱가포르 정부의 초청에 따라 오는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 문화센터(UCC)에서 열리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국가장례식에 참석한다. 현직 대통령의 해외 조문이 이뤄진 건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 장례 행사에 참석한 후 15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참석이 확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주요 인사들과 대면할 가능성이 커 어떤 ‘조문외교’를 펼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장 3시간15분 동안 거행..아베 총리와 마주칠 듯

27일 청와대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리 전 총리의 국장에 동아시아정상회의협력(EAS) 회원국인 아세안(ASEAN) 10개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인도, 그리고 국방협력 5개국 협의체 소속인 영국,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을 리 전 총리 국장에 초청했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을 비롯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술탄 압둘 하림 말레이시아 국왕,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 떼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훈 센 캄보디아 총리,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 프랭클린 드릴론 필리핀 상원의장 등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

중국과 뉴질랜드도 정부 내 최고위급 인사를 국장에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경우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국장 외에 싱가포르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각국 정부 대표의 별도 일정은 없다”고 밝혔으나, 국장이 3시간15분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각국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베 총리가 일찌감치 참석 의사를 밝힌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이 어떤 형식으로 그와 대면할지 주목된다. 한·일 양국은 과거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현 정부 출범 뒤 아직 양자회담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양 정상 간 어떤 대화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朴대통령-리 전총리 간 깊은 인연으로 조문 결정”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 국장을 지켜본 뒤 리 전 총리 아들인 리셴룽 현 총리 등 유족을 위로하고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짧은 일정인 만큼 수행원단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주철기 외교안보·김성우 홍보수석, 서정하 주싱가포르 대사 등으로 단출하게 구성됐다.

박 대통령은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리 전 총리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1979년 10월 박정희 당시 대통령과 리 총리와의 만찬 때 처음으로 리 전 총리를 만났고, 2006년 5월에는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으로 리 전 총리를 예방했다. 2008년 7월에는 리 전 총리의 초청으로 싱가포르를 다녀왔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리 전 총리 내외에 대해 “부모님과 같은 정을 주는 분들”이라며 “2006년 리 전 총리 내외와 회동시 그분의 눈빛은 여전히 강력했고,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저런 모습일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울컥했다”고 썼다.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의 국장 참석 배경에 대해 “리 전 총리가 싱가포르를 짧은 기간 내에 세계적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게 한 혜안을 가진 지도자로 전 세계의 존경을 받아왔다는 점과 박 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는 점, 양국이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바탕으로 경제성장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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