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엔씨소프트 표대결 할까.. 27일 사상최대 주총데이

현대엘리베이터 수권자본 확대 놓고 2대주주 쉰들러와 격돌
엔씨소프트, 넷마블 지분인수 타당성 논란…넥슨측 주총참여
KB금융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임…삼양통상 등도 관심
  • 등록 2015-03-26 오후 3:57:35

    수정 2015-03-26 오후 3:57:35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12월 결산 상장회사들의 정기주총이 사상 최대로 밀집한 명실상부 ‘슈퍼 주총데이’가 27일 열린다. 이날 주총을 여는 상장사는 810개사로 전체 12월 결산법인 1836개사 가운데 45%에 달한다. 지난달 중순부터 약 한 달 반가량 이어진 정기주총 시즌에서 유독 절반에 육박하는 주총이 단 하루에 몰려있는 셈이다.

가장 이목을 끄는 곳은 현대엘리베이터(017800)엔씨소프트(036570)다. 오전 9시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리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은 ‘주식발행한도’인 수권자본(授權資本)을 현행 2000만주에서 6000만주로 확대하는 정관일부 변경 안건이 쟁점이다.

현대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수권자본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지난 1998년 이후 17년 만이다. 회사 측은 이번 안건과 관련 “다양한 자본조달 창구를 확보해 두자는 차원”이라며 “올해는 국내 수익기반과 함께 글로벌·미래시장을 위한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5%를 보유한 2대주주 쉰들러 홀딩 아게(AG)는 “회사의 현금보유액이 1150억원인 점을 고려할때 정관변경은 필요치 않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혀 주총 결과가 주목된다.

주총 특별결의사안인 수권자본 확대를 위해선 출석한 주주의결권 중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하며, 최대주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35.3%다. 스위스 엘리베이터 제조사 쉰들러는 지난 2006년 ‘숙부의 난’ 당시 KCC 계열사가 보유중이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넘겨받으며 2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회계장부 열람 공방 등을 놓고 회사측과 지속적인 긴장감을 형성해왔다.

현대엘리베이터와 같은 시각 열리는 엔씨소프트 주총도 관심이다. 지난 1월 말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꾸면서 일찌감치 가장 주목받는 주총으로 꼽혀왔다. 엔씨소프트 주총 안건은 재무제표 및 이사보수한도 승인, 김택진 대표 재선임 등 3건뿐이고, 넥슨측이 그동안 김 대표를 직접 겨냥한 압박은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표대결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엔씨소프트가 넥슨 측의 이사진 교체 등의 요구를 거부한 이후 넷마블게임즈와 단행한 상호지분투자의 타당성 문제가 주주질의 형식으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자사주와 맞바꾸며 취득한 넷마블게임즈 주식가격이 적정한지 따져보는 것은 주주의 의무”라고 말했다. 넥슨 측은 한경택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주총에 참석할 예정이다.

오전 10시 열리는 KB금융(105560)지주 주총은 7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데 이병남 LG인화원장,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등 3명은 주주제안 제도에 따라 추천된 인물이다. KB금융은 지난달 모든 주주에게 사외이사 제안권을 부여해 후보 추천을 받았다. 이 원장과 김 교수를 추천한 경제개혁연대 측은 김상조 소장 등이 주주 자격으로 주총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향후 지배구조 개선 방안도 질의할 예정이다.

이밖에 삼양통상, 인포바인, 아이크래프트, 엠케이전자, 백광산업, 정원엔시스, 케이씨티시 등은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또는 감사 선임, 배당확대 안건이 상정돼 있다. 그룹별로는 현대중공업, GS, KT, 두산, 현대, 하이트진로 등의 계열사들이 일제히 주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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