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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노화에 따른 신경 퇴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들로 인한 단백질 응집으로 신경 세포가 사멸돼 야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 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치매의 원인을 베타아밀로이드(b-Amyloid, Ab)의 과도한 침착,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에 의한 신경섬유의 다발성 병변(NFT)의 생성, 염증 반응, 산화적 손상 등에 의한 뇌세포 손상 등으로 보고 관련 기전의 치료제를 연구해왔다. 화이자와 존슨앤존슨의 바피네주맙, 일라이릴리의 솔라네주맙, 화이자의 포네주맙, 로슈의 크레네주맙·세모리네맙 등이 치매치료제 신약에 도전했지만 임상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업계는 바이오젠 아두카누맙이 FDA 조건부 승인으로 베타 아밀로이드 억제·제거를 기전으로 하는 치매치료제 개발에 희망이 생겼다고 보고 있다. 메디프론도 2010년 초기부터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치매치료제 후보물질 MDR-1339은 베타 아밀로이드의 응집을 억제하고 이미 섬유화된 응집을 풀어줘 독성 방출을 차단, 뇌세포 사멸을 방지하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다. 메디프론은 대웅제약과 함께 임상1a 진행해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메디프론이 지난 2013년 MDR-1339의 초기 임상을 진행한 지 이미 8년이 지난 만큼 추가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메디프론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임상이 실패하면서 관련 연구를 멈췄다. 메디프론에 따르면 전임상 등에서 후보물질에 대한 활용도와 효율을 확인했다. 하지만 당시 후보물질과 관련된 특허만료가 10년밖에 남지 않아 임상이 끝나면 3, 4년 밖에 독점권을 유지할 수 없는데다 1a상에서 고용량을 투여하면서 부작용 사례가 발견됐다. 후속 임상에서는 임상디자인을 달리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메디프론 관계자는 “당시 세계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우리만 앞서 나가는데 대규모 임상을 계속 진행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면서 “바이오젠이 임상을 진행하면서 베타 아밀로이드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데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모험을 하더라도 임상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디자인과 투여 용량 등을 모두 개선해 내년 하반기 정도에는 임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일련의 과정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치매 원인을 공략하는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전남대학교와 3년 간에 걸친 공동연구를 통해 타우 단백질의 과인산화를 억제해 타우단백질의 변성과 응집을 막는 기전의 선도물질 발굴에 성공했다. 올해 추가계약을 통해 공동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전남대와 NLRP3 염증조절복합체(Inflammasome)를 타깃으로 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도 착수했다. NLRP3 단백질 복합체을 조절해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응집을 촉발하는 것을 막는 기전이다. 메디프론은 NLRP3 저해제 개발을 가속화해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대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