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국악원은 올해 개원 7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야진연’을 오는 4월 9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 공연 ‘야진연’에서 선보일 ‘선유락’의 한 장면(사진=국립국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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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1902년 4월 대한제국 황제 고종의 기로소(耆老所, 조선시대 조정 원로들의 예우를 위해 설치한 기구) 입소를 축하해 열었던 진연(進宴,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궁에서 베푸는 잔치) 중 밤에 열었던 잔치 ‘야진연’(夜進宴)을 재해석해 선보이는 무대다.
당시의 진연은 국립국악원이 소장 중인 ‘임인진연도병’에 담겨 있다. 전체 10폭의 그림 중 8폭에 담긴 야진연의 모습을 바탕으로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 아래 아름다운 궁 안에서 달빛과 별빛으로 물든 왕실의 잔치를 12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판타지로 풀어낸다.
이번 공연은 1902년에 있었던 ‘야진연’에서 의례를 제외하고 음악과 춤을 중심으로 하는 무대공연으로 재창작해 관객과 만난다. 12종목의 궁중무용은 제수창, 장생보연지무, 쌍춘앵전, 헌선도, 학연화대무, 선유락 등 6종목으로 축소하고, 여기에 정동방곡을 시작으로 여민락, 수제천, 해령 등 궁중음악의 정수를 담았다.
연출은 무대미술과 무대 영상디자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수현 감독이 맡는다. 조 감독의 첫 연출작으로 전통의 원형은 최대한 살리면서 무대 위 표현 기법은 LED 스크린 등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과거 진연의 현장을 환상적인 이미지로 생동감 있게 펼쳐보일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어둠을 밝히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120여 년 전의 ‘야진연’을 통해 2021년 관객들의 마음속에 온화한 기운의 희망과 위로가 전해졌으면 한다”며 “어려운 역사 속에서도 묵묵히 버텨온 찬란한 전통 예술이 전하는 깊은 울림과 감동을 관객과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티켓 가격 2만~5만원. 국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