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스마트폰 카메라가 듀얼을 넘어 멀티플로 진화하고 광학 5배 줌이 가능한 하이엔드 제품까지 선보이면서,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 시장 내에서 기존 보급형 제품 수요는 계속 감소하는 반면, 유튜브 등 고화질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최고급 제품의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이 가운데 거울 셔터 및 프리즘이 없어 휴대성은 높으면서도 성능은 35㎜ 필름 프레임과 같은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판매량이 불과 1년 새 70% 가량 늘며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 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카메라시장은 약 3200억원 규모(32만대)로 조사됐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6만 8000대가 판매돼 전년동기(8만 6000대) 대비 20.9%가 감소했다. 이처럼 카메라 시장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판매 비중과 수요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4년 간 매년 1분기 카메라 판매량을 보면 필름보다 작은 크기의 이미지센서를 채용한 크롭바디(보급형) 카메라의 판매량은 2016년 1분기 10만 6000대에서 올 1분기 3만 3000대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그러나 고급형인 풀 프레임 카메라는 같은기간 비슷한 판매량(1만 3000대→1만 2000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불과 1년 새 판매량이 70% 가까이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기존 보급형 카메라와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1분기 풀 프레임 미러리스 판매량은 3700대에 그쳤지만 올 1분기에는 6300대로 70.3%나 급증했다. 전체 풀 프레임 카메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2%로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기존 일안반사식(SLR) 판매량은 같은기간 8700대에서 6300대로 27.6% 감소했다.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SLR 카메라 판매량을 추월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배터리 수명과 오토포커싱(AF) 기능이 향상됐고, 소비자들의 고화질 동영상 제작 요구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캐논과 니콘, 소니 등 주요 카메라업체들도 풀 프레임 미러리스 신제품을 국내에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승철 GfK 연구원은 “최근 1인 미디어 시장이 성장하고 고화질 영상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카메라 제조사도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패키지 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올해도 풀 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니콘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Z7’과 올어라운드 풀프레임 미러리스 ‘Z6’. (사진=니콘이미지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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