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부전 환자 10명 중 4명 퇴원 후 3년 내 사망

보건연구원 5년간 급성심부전환자 5천여명 추적조사
입·퇴원 반복으로 치료효과 떨어져…체계적인 관리 필요
  • 등록 2017-06-19 오후 12:00:00

    수정 2017-06-19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급성심부전 환자 10명 중 4명은 퇴원 후 3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입원했다가 상태가 호전되면 바로 퇴원하는 구조 탓에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부족으로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망률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본부 전경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급성심부전레지스트리 연구진(연구책임자 오병희)은 19일 급성심부전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4.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심부전은 심근경색, 고혈압 등의 질환으로 인해 심장기능이 저하돼 신체조직으로 혈액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호흡곤란, 발목부종, 피로감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심부전이 발병할 위험은 컸다. 80세 이상에서는 10명 중 1명(9.5%)이 심부전을 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60~70대 유병률(4.3%)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인구 고령화로 수명이 늘며 잠재적인 심부전 환자는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2040년 잠재유병률은 2013년 1.53%에서 3.35%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보건연구원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전국의 10개 대학병원 총 5625명의 환자를 급성심부전환자레지스트리에 등록해 추적관찰 중이다.

지난 5년간의 연구 결과 심부전의 원인으로는 허혈성심장질환이 37.6%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심근병(20.6%) △판막질환(14.3%) △부정맥(10.6%) 등이 이었다. 심부전을 악화시킨 주요 요인은 심근허혈(26.3%)과 빈맥(20.4%), 감염(19.6%) 등이 꼽혔다. 특히 입원 시 급성신장기능부전을 동반한 경우 사망위험이 13배나 높았다. 저혈압, 저나트륨혈증을 보인 경우도 사망위험을 약 2배 정도 높였다.

심부전 환자는 입·퇴원을 반복한다. 상태가 나아지면 병원을 나갔다가 다시 심각해져 병원에 실려오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퇴원 후 한 달 이내에 7%의 환자들이 다시 입원했다. 퇴원 후 1년 이내에 환자 4명 중 1명(23%)은 재입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사망률 상승을 견인하는 원인으로도 지목됐다. 사망률은 퇴원 후 6개월 이내 12.4%, 1년 이내 18.2%, 2년 이내 27.6%, 3년 이내 43.7%로 차츰 높아졌다. 이는 대장암으로 진단을 받고 5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23.7%)보다 높은 수준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급성심부전환자의 사망률 감소를 위해 심부전 치료의 표준화와 재입원으로 인한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적극적 환자관리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심부전환자 관리와 치료지침 개발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심장학회지 6월호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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