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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7월 12일)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 비상이 걸렸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생닭 거래를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김용복 모란가축시장상인 회장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겨울 최악의 AI 확산 이후 생닭 판매를 재개한 지 겨우 한 달밖에 안 됐는데 정부에서 거래를 막아버리니 눈앞이 캄캄하다”면서 “초복이 연간 매출의 30~40%는 차지하는데 손만 빨고 있게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생닭을 판매하는 모란시장은 전날 5일장에서 생닭을 모두 도축 판매했다. 생닭 판매를 언제 재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헐값에 닭을 넘긴 곳도 적지 않다.
생닭을 즉석에서 도축해 판매하는 가든형 식당들도 여름 한 철 장사를 앞두고 울상이다. 가평에서 가든형 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그동안 싱싱한 토종닭을 원하는 손님을 위해서 식품의약처의 단속에도 판매해왔지만 단속이 심해지면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 조치가 닭고기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 현재 거래되는 생닭 대부분은 토종닭인데 토종닭이 전체 육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토종닭 협회에 따르면 국내 토종닭 사육두수는 4500만~5000만수 수준이다. 전체 육계시장에서 약 6% 수준이다. 이 중에서도 약 30% 가량인 1500만마리만 생닭으로 유통되고 있다.
한국토종닭 협회 관계자는 “토종닭이 육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영세한 토종닭 농가가 많아 소상공인의 피해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농림축산식품부의 대책이 나오는 대로 정부 수매 등 다양한 보상 방안을 검토해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