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서 수리금지명령 취소 임박
전병왕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제1통제관 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병원장 간담회와 여러 루트를 통해서 수렴한 전공의 사직서 수리 명령 취소 여부를 정부 내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이른 시간 내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기는 이르면 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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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전공의들은 이같은 정부 명령은 젊은 의사들이 본인의 의지에 반하는 근무를 하도록 강제한 것이라며 직업 선택의 자유, 강제노역하지 않을 권리 등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된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조속한 사직 처리를 요구해왔다. 최근 수련병원에서도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를 기다리기 어렵다며 병원 정상화를 위해선 이들의 사직서 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장 기대 반 우려 반…문제는 70%
전문가들은 정부의 초강수 카드에 환영과 우려하는 반응을 동시에 내놨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과 교수는 “한두 군데 실마리만 풀리면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조만간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전공의들의 선후배 눈치를 보면서 단체로 움직이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복귀 움직임이 무더기로 나타난다면 이런 눈치를 보던 이들도 함께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를 향해 전공의 사직서 수리를 요구해온 정근영 분당차병원 전공의대표는 “일단 상황을 기다려봐야할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전공의들의 사정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의 신분이 자유로워지면 일부는 ‘일단 1년을 쉬겠다’고 하고 있지만 다른 일부는 이미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어 개원하거나 개원가로 취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군미필 전공의다.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이들은 사직서가 수리되면 내년 3월에 입대를 해야 한다. 전문의 면허를 가지면 대위 자격으로, 의사 면허만 가지면 중위 자격으로 입대해 군의관 등으로 복무하게 된다. 이들은 다시 수련병원으로 차출될 수 있어 사실상 사직서가 수리돼도 수련병원 현장에서는 완전히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대 교수는 “고도의 협박 중의 하나”라며 “지금 안 돌아오면 다시 안 뽑겠다고 하던지 사직서가 수리되면 신분이 자유로워지니까 일반의로라도 채용해서 쓰겠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직서 수리 이후 (정부의)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도 이어지지 않겠느냐”며 “그게 위험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을 예정대로 추진키로 했다. 9월 2일부터 11월 4일까지 총 39일 간이다. 정부는 현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응시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신뢰 보호를 위해 예년과 동일한 시기에 시험을 시행키로 했다. 전병왕 실장은 “현재 많은 의대생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 정상적인 시기에 의사 면허를 취득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의대생은 의사로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불이익이 없도록 조속히 수업에 복귀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추가 시험이라든지 분기별 시험 등에 대해서도 검토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올해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전 실장은 “지금 의대생들이 조기에 복귀하면 2월에 졸업하고 그러면 또 원래 스케줄대로 시험에 응시할 수가 있다”며 “추가적인 부분의 경우 실질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있다고 하면 검토할 텐데 현재까지 그런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