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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중부에 위치한 마라케시는 지난 8일(현지시간) 지진이 발생한 지점에서 불과 약 70km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마라케시의 옛 시가지 메디나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등 이곳은 모로코 관광산업의 핵심이다.
이번 지진으로 관광산업에서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모로코에서 관광산업은 농업·무역업과 함께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축이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모로코의 관광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7.1%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지난해 모로코를 방문한 관광객은 1090만명에 달한다.
당장 다음달 마라케시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행사도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다음달 9~15일에는 이곳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11~13일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예정됐다. 당초 2021년 예정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기된 행사다.
블룸버그는 “반세기만에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모로코가 행사를 개최해 수천명의 관광객이 마라케시를 방문할 예정이었다”며 “마라케시 대부분은 지진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앞으로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광산업의 타격과 함께 재건을 위한 비용 지출은 모로코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모로코는 그동안 국가 재정 건전성 노력을 추진했던 국가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당국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3.4%, 재정적자는 GDP의 4.5%에서 내년 4%로 줄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대규모 재건축이 이뤄지면 재정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동연구소의 경제학자 라시드 아우라즈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모로코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지는 않아도 지진 피해 지역의 지역 경제는 완전히 붕괴됐다”며 “여진에 대한 두려움은 몇 주 동안 지속되지만 이 지역이 회복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