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블랙아웃에 트위터만 신났다…실검 부활 여론도

5000만 쓰는 서비스 먹통 공지를 팔로워 3만 트위터 계정에
덕분에 트위터만 일일 활성 사용자 14만명 이상 증가
KT 통신장애 때도 안내 없어 사용자 불안 확산
"과기정통부, 긴급재난문자 활용했어야" 지적
서비스 복구 현황 뒤늦게 긴급문자로 보내..뒷북 비판도
  • 등록 2022-10-18 오후 4:21:06

    수정 2022-10-18 오후 5:53:5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지난해 KT 유무선 장애에 이어 최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까지 재난에 가까운 IT 인프라 마비가 발생할 때마다, 국민들이 즉각 사고 발생 사실을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도 5000만 명이 쓰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국민 플랫폼 카카오 서비스 상당수가 마비됐지만, 안내는 팔로워가 3만명뿐인 트위터를 통해 이뤄졌다. 국민 생활에 밀접한 이슈를 빠르게 확인할 통로가 마땅치 않자,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를 부활해야 한다는 여론까지 나온다. 국회를 중심으로 ‘긴급문자 안내’를 보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5000만 명이 쓰는 카카오 서비스의 장애 안내가 팔로워 3만4000명뿐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카카오에 따르면 현재 서비스 복구 현황은 카카오톡 상단 배너와 포털 다음 공지를 통해 안내되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도 상황이 공유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복구진행 상황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 데이터센터 화재 직후 서비스 장애 소식은 트위터 등 제한된 채널을 통해서만 전파됐다. 카카오 서비스 상당수가 먹통이 되면서 안내할 방법이 없어서다. 결과적으로 5000만명이 영향을 받은 사고인데, 카카오 트위터 계정 팔로워 단 3만4000명에게만 알린 셈이 됐다. 네이버도 이번 화재로 일부 시스템이 영향을 받아 언론사의 관련 뉴스 노출도 지연됐다.

이용자들은 서비스가 안 되는 이유를 한동안 몰라 어리둥절해야 했다. “카톡도 카카오택시도 안 돼서, 휴대폰 이상인 줄 알고 몇 번을 껐다 켰다”는 사람도 많다. “네이버 실검(실시간 검색어)이 없어진 이후 이런 사고가 나도 한참 뒤에나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재미를 본 건 트위터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사고 발생일 트위터 일일 활성 사용자는(DAU)는 약 255만4000명으로 전일과 비교해 14만 명 이상 늘어났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트위터 내 검색어 순위를 보여주는 ‘트렌드’ 기능이 과거 네이버 실검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어 화젯거리가 생겼을 때 사용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이날은 카카오 먹통 이유를 알기 위해 찾아온 사람까지 더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카카오의 트위터 공지(사진=트위터 캡처)
국회를 중심으로 이번 사고 안내가 긴급문자로 이뤄져야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SK㈜ C&C 판교데이터센터를 찾아갔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팔로워가 몇 되지도 않는 트위터로 안내 됐다”며 “이런 건 과기정통부에서 행안부와 협의해 즉시 전 국민에 문자 서비스가 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박성중 의원도 같은 문제를 언급했다.

이런 지적이 나온 후 지난 17일부터 과기정통부는 긴급재난문자 중 생활 관련 안내에 해당하는 ‘안전안내문자’ 형식으로 카카오 복구 상황을 안내 중이다. 하지만 이미 카톡이 복구된 후라 “정작 필요할 땐 안하더니, 뒷북·중복 안내를 한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IT 인프라 먹통 시에 긴급문자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은 지난해 10월 중순 일어난 KT 통신장애 때도 나왔다. 당시 KT 유·무선 통신이 모두 먹통 되면서 이용자들은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해 불안해했다. 이후 1년 가까이 지났지만 IT 인프라 먹통에 대한 긴급문자 안내 프로세스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사3와 다르게 카카오는 부가통신사업자로 묶여 있다보니 공지 체계가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전문가·사업자 의견을 받아서 이번처럼 큰 큐모의 장애가 발생했을 때 대국민 공지가 잘 될 수 있도록 안내 체계를 다시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도 안내 채널을 보다 다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다음 등 자사 서비스뿐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안내 채널을 다양화하겠다”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도 이번 사태가 다뤄진다. 과방위는 종합 국감에서 카카오 먹통 사태를 들여다보겠다며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최태원 SK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한편, 카카오 먹통사태를 틈타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확산 중인 가짜뉴스 중에는 카카오가 어떤 정치적 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고의로 불을 냈다는 황당한 내용도 있다. 카톡 멀티프로필 설정이 공개돼, 원치 않게 사생활 노출 피해를 입었다는 소문은 파장이 컸다. 멀티프로필은 상대에 따라 각기 다른 프로필을 보여줄 수 있는 기능이다. 카카오는 “멀티프로필 오류에 대한 글은 사실이 아니다”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우려가 확산하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프로필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거나 유출되는 피해를 본 경우 개인정보침해 신고센터(전화 118)로 신고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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