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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일 서울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53회 한일경제인회의 화상 기조연설에서 “개별 기업들이 이윤 추구를 하는 동안 우리 사회가 양극화되고 국가 간 장벽이 심화되고, 환경 전체가 파괴되고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최 회장은 양국이 외교·정치적 문제로 단절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한일 관계는 누가 봐도 정상적인 상태라 말하기 어렵다”며 “민감한 국가적 갈등으로 인해 경제인들 간의 소통도 꽉 막혀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운을 띄었다. 2019년 7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수출 규제 이후 양국의 교역량은 지난 6월까지 9.8%나 감소했다.
그는 “경제계 차원의 작은 해법을 찾아볼 기회마저 아예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염려스럽다”면서 “경제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양국 경제계가 함께 힘을 모야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기업인들이 현재가 아닌 미래세대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세대에게 지금보다 더 나쁜 세상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현재의 모습에 경종을 울리고 책임 있는 노력을 다해야만 한다”면서 “현재 넘쳐나고 있는 유동성을 활용해 경제인들의 본분과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각자의 이윤 추구는 단기적으로 개별 기업들에 혜택을 주겠지만, 양국 발전에는 장기적으로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고객과 소비자, 나아가 사회 전체의 신뢰 기반이 있어야 기업도 비로소 그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음을 명심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과는 차원이 다른 행동이 뒤따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양국 경제계 협력의 예로 ‘일자리’ 문제를 거론했다. 최 회장은 “한국은 우수한 역량을 지닌 수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통을 받고 있는 반면 일본은 경제 시스템에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이 여실히 부족하다”면서 “취업비자 요건을 개선해서 양국이 우수한 청년들을 채용하고, 한일 합동 구인플랫폼을 운영하고 취업 박람회를 활성화하는 등 기업간 전문인력을 교류하는 실행 가능한 방안이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포럼, 협의체, 재단 등 양국 경제계 차원의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향적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정치·외교적 관계 복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본경제협회 회장인 사사키 미키오 전 미쓰비시상사 회장도 “최악의 한일 관계는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한편으로 한일 경제인 상호 신뢰는 흔들림없는 유대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전환, 탄소사회 전환 등 간단치 않은 과제에 대해 상호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찾자”고 말했다.
한편, 한일경제인회의는 양국의 상호 발전을 위해 경제·문화 교류 등을 논의하는 자리로, 1969년부터 단 한번 중단없이 매년 양국이 번갈아가며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는 서울과 도쿄 회의장을 화상으로 연결하는 비대면 회의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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