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리스트 '스모킹 건' 될까…정치권 '촉각'

대장동 의혹 '키맨' 정영학, 검찰 조사서 녹취록 및 자필서 제출
녹취 파일에 수익 배분 논의·금품 로비 정황 담겨
50억원 클럽 리스트도 떠돌아…정관계 인사 등 15명 거론
  • 등록 2021-09-30 오후 3:50:27

    수정 2021-09-30 오후 10:29:25

[이데일리 이연호 송주오 기자]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특혜 대상으로 지목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이 이번 의혹을 규명할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야권을 중심으로 화천대유에서 50억 원 제공을 약속 받은 정관계 및 법조계 인사 이름이 적힌 소위 ‘정영학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설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사진=공동취재)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은 정 씨가 제출한 녹취 파일 등을 분석 중이다. 앞서 정 회계사는 지난 2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며 녹취 파일 19개와 자필진술서를 제출했다. 정 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 계획서를 작성한 인물로, 이번 특혜 의혹을 풀 수 있는 키 맨(key man)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정 씨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 파일에는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자들의 수익 배분 논의와 금품 로비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대장동 사업 설계자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간 대화 내역이 담겼다. 특히 화천대유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10억 원대 금품을 전달한 정황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지난 29일 화천대유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1차 압수 수색을 마친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 파일과 압수물을 토대로 화천대유 실소유주와 실제 지분 구조,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및 인허가 과정,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지사 관련 여부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야권을 중심으로 화천대유에서 50억 원 제공을 약속 받은 정관계 및 법조계 인사 이름이 적힌 소위 ‘정영학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설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당 리스트에 오른 인물은 15명 정도로 거론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천대유로부터 50억 원 제공을 약속받았다는 ‘50억 클럽’ 명단을 언급하며, “제가 본 사설 정보지 내용은 4명이 포함된 명단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법조계 인사도 언급돼 있고, 더불어민주당·이재명 경기지사와 친분이 있는 인사도 있었다”며 “이런 명단을 검증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특검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곽상도 의원 아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의 주택 매매, 새누리당 비서관 출신 변호사 등을 언급하며 “화천대유 논란이 국민의힘, 법조, 토건이 얽힌 카르텔이 만들어낸 게이트라는 것이 점차 명백해지는 것”이라고 ‘국민의힘 게이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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