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 급격한 경제 여건 변화와 맞물려 급증하는 도산 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특수법원인 파산법원을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사법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오연천 서울대 총장)는 22일 오후 제7차 회의를 열어 파산법원 설치를 대법원에 건의했다. 도산 사건은 법인 회생·파산, 개인 회생·파산과 관련한 각종 재판 사건을 가리킨다.
자문위는 ‘파산법원 설치에 관한 건의문’에서 “도산 재판의 전문화와 도산 절차 운용의 통일성을 확보해 도산 재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파산법원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치 시기는 관련 법률 개정과 예산 확보 등의 후속 절차가 필요해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려우나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1∼2년 내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문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도산 사건의 급증과 경제적 불확실성의 증대로 인한 기업의 도산 위험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가계부채의 증가 등으로 도산 사건의 전문적이고도 신속한 처리에 대한 요청이 높아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법원은 그동안 도산 재판 실무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재판부인 파산부를 각급 법원에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도산 사건의 전문적 처리와 실무의 통일적·체계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보고 파산법원을 설치를 본격 추진하게 됐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앞으로 대법원은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해 파산법원 설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전문 분야 사건의 증가 및 사회 변화 추세 등과 맞물려 전문법원의 설치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대표적인 특수법원은 파산법원, 노동법원, 상사법원 등이며 그 중에서도 파산법원 설치가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도산·파산 사건의 경우 지난 2005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의 시행으로 관련 사건의 양이 급증하고 복잡한 사건도 많이 늘어났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초대 서울지법 파산수석부장을 역임해 파산법원 설치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양 대법원장은 수백개 도산 기업의 법정관리 사건 처리를 도맡았으며 파산부 판사들을 중심으로 ‘파산실무연구회’를 만들어 법리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