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싱크탱크 AFPI는…"집권 첫날 서명가능한 행정명령 300개 준비"

NYT, 맥마흔과 롤린스가 설립한 ''AFPI'' 조명
롤린스 트럼프 집권 시 유력 비서실장 후보
2020년 대선패배 직후 설립…재집권 플랜 만들어
헤리티지 재단과 달리 적극적 홍보 자제
  • 등록 2024-10-25 오후 1:27:57

    수정 2024-10-25 오후 1:27:57

브룩 롤린스(오른쪽)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대표 겸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7월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행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다면 2기 행정부 집권 계획의 중심에는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가 있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I는 트럼프 정권에서 중소기업청장으로 일한 린다 맥마흔과 백악관 국내정책 보좌관으로 일한 브룩 롤린스가 설립한 싱크탱크이다. 롤린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유력한 비서실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 싱크탱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 패배한 이듬해 4월 설립됐다. 롤린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의제가 우리 생애 최고의 경제를 만들었다”면서 “AFPI는 지난 4년간 일어난 혁신적 변화를 계속하기 위해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AFPI를 조직하는 애국자들은 우리나라가 이제껏 본 자유와 국가적인 위대함, 미국 노동자와 가족공동체의 최고 존엄을 위한 가장 위대한 챔피언 중 일부”라고 극찬했다.

NYT는 “이 단체의 최우선 목표는 트럼프에게 충성을 다하고 첫날부터 행정 권한을 적극 행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롤린스는 과거 연설에서 “AFPI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시 즉시 서명할 수 있는 행정명령 300여개 초안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플랜으로 알려진 해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2025’와 달리 AFPI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물밑에서 트럼프 캠프의 선거전략을 돕고 있다. 이는 프로젝트2025가 오히려 민주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할 빌미를 된 것을 교훈삼은 것이다.

992쪽 분량의 프로젝트2025는 포르노 금지, 낙태약 우편발송 금지, 법무부의 독립기관 지위 종료 등 논란이 될 만한 의제들을 제시했다. 중도층 표심 이탈을 우려한 트럼프 전 대통령조차 “나와는 무관하다”며 거리두기에 나선 상태다.

존 제이 형사사법대학의 공공정책교수인 히스 브라운은 “헤리티지 재단이 이해하지 못한 것을 AFPI를 이해하고 있다. 전환 작업은 매우 조용히 이뤄지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말했다.

NYT는 AFPI가 낸 정책집 ‘미국 우선 의제’ 정책집은 프로젝트2025만큼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제안은 없다면서도 그 비전은 ‘트럼프주의’를 충실히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정책집은 낙태 합법화 운동을 하는 비영리 단체인 ‘플랜드페런트후드’에 대한 연방지원을 막거나, 임신 중절 전 초음파 검사를 의무화한다. 또 △50개 주 전체에서 은닉무기 소지 허가를 상호 승인 △석유 생산 확대와 파리협정 탈퇴 △메디케이드 수혜자에게 근로요건 부과 △법적으로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성만 인정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AFPI는 연방공무원들의 강력한 직업 안정성을 약화하고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정권의 발목을 잡았던 공무원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AFPI는 지난 여름 전국의 보수층 인사들을 워싱턴으로 초대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일하는 방법을 배우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이 자료집 섹션 중 하나는 ‘늪지대 이야기:연방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어떻게 저항했는가’였다.

이 조직은 트럼프 전직 인사들이 다음 선거를 기다리며 고액연봉을 받을 수 있는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 부대변인 호건 기들리,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이었던 채드 울프, 주정부 업무국장으로 일하다가 최근 전환팀으로 이직한 더글러스 회슬러 등 수십 명의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AFPI에 합류했다. AFPI 홈페이지에 따르면, AFPI에는 전직 트럼프 행정부 구성원 9명과 백악관 고위 직원 50명 이상, 수백명의 업계 리더와 전문가가 소속돼 있다.

상당한 자산가들이 이사회 멤버가 되며 AFPI의 자금줄이 됐다. 맥마흔 자신이 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의 최고경영자(CEO)와 회장으로 상당한 부를 축적한 인물인데다가, 텍사스의 억만장자 석유 사업가인 팀 던이 창립 초기 멤버로 활동했다. 그는 현재도 AFPI의 이사회 멤버다. 이외 텍사스 비영리 단체 이사인 코디 캠벨, 고야 푸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밥 우나누에, 플로리다 자선가이자 사이언톨로지 신자인 트리시 더건 등 고액 기부자들도 이사회에 있다.

AFPI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금전적·정치적 이득을 줬다. 이사회 멤버들은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슈퍼 정치활동위원회(PAC)인 ‘Make America Great Again Inc’에 총 310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이 중 2000만달러는 맥마흔이 부담했다. 또 AFPI의 자매조직인 ‘America First Works’는 경합주에서 유권자 투표 독려활동을 직접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AFPI의 모금 행사 등을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인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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