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자두와 포도가 특산물로 유명한 경북 김천시가 난데없이 다음 달 26일부터 이틀간 ‘2024 김천김밥축제’를 개최할 예정으로 눈길을 끈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에게는 ‘김천’ 하면 지역보다 분식점 ‘김밥천국’의 줄임말이 먼저 떠오른다는 웃기지만 씁쓸한 상황에서 착안한 이번 축제는 시작 전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이 ‘김천에서 김밥 먹기’ 챌린지를 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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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김천시에 따르면 ‘2024 김천김밥축제’는 완연한 가을 날씨가 예상되는 10월26~27일 대항면 운수리에 있는 ‘사명대사공원’에서 열린다.
축제에 앞서 김천시는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MZ세대를 대상으로 ‘김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이냐’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대다수가 ‘김밥천국’이라고 답했다는 것. 젊은 세대는 김밥과 라면 등을 파는 ‘김밥천국’을 줄여서 ‘김천’이라고 부르는데, 전국 곳곳에 있는 프랜차이즈 분식점이다 보니 지역명보다 익숙하게 느낀 것이다.
지자체 입장에선 다소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오해였지만 김천시는 이런 상황을 역으로 ‘지역 홍보’의 기회로 삼았다.
시는 김밥 축제의 유튜브 공식 계정 이름도 ‘김천시(feat. 김밥천국 아님)’로 설정하고, 김밥축제도 기획했다.
마침 냉동김밥이 전 세계 곳곳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축제를 기획하는 데 한몫했다. 시 관계자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웃픈 설문 결과였지만 (축제를 통해) 우리가 김밥천국이 되는 거야”라며 “김천=김밥천국? 이거 완전 럭키비키잖아”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럭키비키’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의 긍정적 사고에서 비롯된 인터넷 유행어로, 자칫 좌절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를 찾아낼 때 쓰는 말이다.
| 김천시 김밥축제 홍보 포스터. 사진=김천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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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축제에서는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10개팀이 현장에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김밥 만들기 경연대회를 하는 ‘김밥 쿡킹대회’도 진행된다. 또 김밥 마니아들 사이에 유명한 ‘꼬마김밥’ 식당 등도 참여해 축제의 위상을 높인다. 아울러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만든 김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김밥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김밥천국 때문에 축제 아이디어를 얻었으니 정말 럭키 김천” “역발상으로 지역을 홍보하다니 김천 대단하다” “김천이 어딘지 몰랐는데 가고 싶어진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