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초록뱀미디어 시총 3배에 품은 큐캐피탈, '고가인수' 평가 바뀔까

올 하반기 최대 딜…지분 39.9% 인수
인수가 1800억원, 현 시총 대비 약 3배
경영 정상화 및 수익성 반등 여부 관심
PEF 문화·콘텐츠 분야 진출…시너지는
  • 등록 2024-08-14 오후 6:37:40

    수정 2024-08-14 오후 6:37:40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를 품게 됐다. 이번 인수합병(M&A) 과정에선 인수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만큼 큐캐피탈파트너스가 또 한 번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초록뱀미디어(047820)의 최대주주 씨티프라퍼티(052300)는 보유한 지분 39.9%를 1800억원에 큐캐피탈파트너스에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공시에 따르면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자는 11월 29일로, 초록뱀미디어는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요건에 따라 올해 11월 30일까지 경영권 매각 본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기준을 가까스로 맞출 수 있게 됐다. 변수가 없다면 내년 1월까지는 딜을 마치게 될 예정이다.

(사진=초록뱀미디어)
당초 시장에서는 인수가로 1500억 원에서 2000억 원 사이를 예상했으나 매도측에서는 협상 초반 2000억 원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최종적으로 1800억 원에 합의점을 찾았지만 현재 초록뱀미디어의 시가총액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초록뱀미디어의 거래정지 전 시가총액은 1321억원으로 이 중 큐캐피탈이 인수한 39.9%에 대한 기업가치는 약 527억원에 해당한다. 씨티프라퍼티는 시가총액 대비 약 3배가 넘는 자금을 확보하게 될 예정이다.

초록뱀미디어는 최근 손실 폭이 커진 상태다. 자회사 에스메디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반영되기도 했지만 4년 연속 순손실을 이어오며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초록뱀미디어는 매출 2413억원,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 1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021년 1조원 수준까지 오가던 시가총액도 이미 지난해 11월 거래정지 사유 발생 이전 2500억원까지 떨어져 있었다.

일각에서는 큐캐피탈이 국내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 딜의 강자로 불리는 하우스인 만큼 경영정상화를 이끌고 수익성을 반등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큐캐피탈도 오너 리스크를 제외한 초록뱀미디어의 사업적 역량을 높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아웃 딜은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거래로, 통상적으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이나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인수 후에는 기업의 경영을 정상화하거나 성장시켜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지업체 영풍제지, 골프장 큐로CC(전 블루버드CC) 모두 큐캐피탈이 경영난을 겪던 회사를 인수해 성장시킨 사례다.

일반적으로 문화 콘텐츠 분야 투자에는 PEF들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초록뱀미디어와 어떤 시너지 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큐캐피탈은 이전부터 문화콘텐츠 관련 투자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초록뱀미디어는 지난해 6월 원영식 초록뱀그룹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상장 폐지를 결정했으나 초록뱀미디어가 이의를 신청한 상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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