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박단 만남…대전협 "밀실 합의 없다"(종합2)

일부 전공의 밀실 합의 반발
대전협 비대위 이례적 설명
"수용 불가시 다시 누우면 끝"
  • 등록 2024-04-04 오후 3:24:29

    수정 2024-04-04 오후 3:27:53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요구안에서 벗어나는 밀실합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의 만남을 두고 ‘밀실 만남’ 논란이 일자 비대위가 설명자료를 내고 이같이 해명에 나섰다.

비대위는 “내부적으로 우려가 많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오늘의 자리는 대통령실에서 직접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하는 자리로 2월 20일에 작성한 성명문의 요구안을 재차 강조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행정부 최고 수장을 만나 전공의의 의견을 직접 전달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만남이라는 것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9일 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긴급총회가 열린 서울 모처에서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의 회동 후 퇴장하던 중 취재진을 발견하자 급하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은 2월 20일 성명서 및 요구안의 기조는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비대위는 “대전협 성명문에 명시된 요구안이 전공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이 요구안에서 벗어난 협의는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전협 비대위의 스탠스”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결정은 전체 투표를 진행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많이 불안하더라도 대통령 만남 이 후 추가로 내용 공지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날 만남 후 정부에서 유리하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얘기가 진행됐다고 언론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비대위는 “7주 내내 얘기했듯 요구안 수용이 불가하다면 그냥 저희 쪽에선 ‘대화에는 응했지만 여전히 접점은 찾을 수 없었다’ 정도로 대응 후 원래 하던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라며 “오늘 당장 변하는 건 없다”고 안심시켰다.

대전협 비대위는 지난 2월 20일부터 모든 대화나 개별인터뷰 등등 외부노출을 꺼리고 무대응을 유지했다. 비대위는 “단순히 법적 리스크를 피하고 개별사직의 진의를 주장하기 위함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권자를 움직이기 위함인 걸 다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의정갈등이 20년 넘게 있던 이후 단 한번도 대통령이 직접 자리에 나선적이 없다. 2월 말부터 저희 쪽으로 보건복지부 실장에서부터, 박민수, 조규홍 등 수십명의 대화 제안이 있었지만, 모두 무대응으로 유지했다. 그 결과 행정부 최고 수장이 직접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씨는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의 만남 성사는 ‘젊은 의사(전공의, 의대생)’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박단 비대위와 11인의 독단적인 밀실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대전협 비대위원 12명을 제외한 누구도 관련 논의에 대해 알지 못했고 동의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뉴스를 보고 소식을 접했다는 것이다.

류옥하다씨는 “젊은 의사(전공의, 의대생)들 다수의 여론은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 복지부장·차관 경질, 전공의수련환경개선, 필수의료 수가·사법리스크 해결 등에 대해 정부가 ‘신뢰할 만한 조치’를 보이지 않으면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그 저의를 의심하게 한다”며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는 백년지계 해야 할 일이다. 선거마다, 정권마다 호떡 뒤집듯 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한편 이날 만남은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 중이다. 빅5병원 전공의 대표단 등이 동행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날은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만 단독 만남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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