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축구 경기장이 아니라 축구선수들의 반응 속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훈련장비 ‘풋보노트(Footbonaut)’ 안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방문한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TSG 호펜하임’ 구장에서 전 세계 3개밖에 없는 풋보노트를 체험할 수 있었다. 다른 두 곳은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카타르 국가대표 육성기관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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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보노트는 두 줄로 배열된 72개의 정사각형 구조물이 사방을 감싸는 형태를 하고 있다. 이 중 8개 구멍에선 공이 튀어나온다. 64개는 공을 통과시켜야 하는 게이트로, 골을 넣어야 하는 타깃 게이트에는 불이 켜진다. 장치는 훈련 코치의 태블릿과 연결돼 있어 공이 나오는 각도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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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반복 훈련도 데이터 분석이 없으면 기량 강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의미 없는 반복이 되지 않으려면 보강이 더 필요한 연습에 집중해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 SAP는 구단의 경기력 상승을 돕는 숨은 조력자다. SAP는 구단에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 기능을 탑재한 SAP HANA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구단은 풋보노트뿐 아니라 다양한 소스에서 수집된 선수 데이터와 팀 전력 데이터를 분석해 경기력 제고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
호펜하임구단 내부에서도 팀이 1부리그로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로 ‘첨단 기술의 조력’을 꼽는다. 구단은 과거 5부 리그에 머물다가 2000년 4부 리그, 2001년 3부 리그, 2006년 2부 리그까지 점진적으로 승격했고, 2008년에는 1부 리그 입성에도 성공했다. 구단 관계자는 “호펜하임이 1부 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SAP의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데이터를 통한 협업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선수 몸에 부착한 4개의 센서(골키퍼는 6개)를 통해 90분 경기 동안 운동량, 순간 속도, 심박 수, 슈팅 동작 등의 데이터를 끊임없이 수집하고 분석해 선수별 맞춤 훈련의 토대를 제공한다. 더불어 지난 경기에 대한 승률을 대시보드에서 보여주는 동시에 현재 트레이드 가능한 선수를 분석하고, 기존 선수들과 전력을 맞춰 가상의 시나리오를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호펜하임구단도 SAP 지원을 통해 데이터 분석을 훈련에 접목하고 있다. 경기장 내에 12개의 안테나를 설치하고, 센서를 통해 들어온 선수의 경기력 데이터를 SAP HANA에서 수집·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