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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또 다른 터빈 점검…27일부터 獨 공급 절반 더 줄일 것”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포르토바야 가압기지의 독일제 지멘스 가스관 터빈의 점검 등을 위해 가동을 멈춰야 한다면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오는 27일부터 하루 3300만㎥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노르트스트림1의 기존 수송 규모는 하루 1억 6700만㎥다. 앞서 가즈프롬은 지난달 16일부터 수리를 맡긴 또 다른 지멘스 가스관 터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노르드스트림1을 통해 독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하루 6700만㎥까지 대폭 줄였다. 이후 이달 11~20일엔 정기점검 등을 이유로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가, 21일부터 다시 40%만 공급을 재개했다. 이날 발표는 40% 공급마저 절반인 20%까지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10% 가까이 상승했으며, 겨울이 다가올수록 더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위기까지 맞물리자 러시아가 터빈을 빌미로 에너지를 무기화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당사국인 독일의 로베르트 하벡 경제장관은 “공급을 줄일 기술적 사유가 전혀 없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불확실성을 부추기고 가스 가격을 올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가스관을 아예 잠글 수 있다는 전망과 더불어 경기침체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유럽 경제를 떠받치는 독일은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1% 성장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향후 6개월 전망은 더욱 우울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EU, 가스사용 15% 의무 감축 제안했지만 반대 심해
유럽연합(EU)은 난방수요가 증가하는 11월까지 저장고의 80%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의 공급량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현재 저장률도 66%에 불과하다. 고조되는 에너지 위기에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일 향후 7개월 동안 회원국들이 가스 사용을 15% 줄이는 것을 자발적인 목표로 설정하되, 심각한 가스 부족 위험 등 비상시엔 집행위가 모든 회원국에 의무적인 가스 수요 감축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프랑스, 덴마크, 네덜란드, 폴란드 등도 독일을 위한 배려라며 반대 진영에 가세했다. 일부는 EU 집행위가 자국 에너지 사용을 통제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고, 또 다른 일부는 공급 비상사태 선포 등 일방적 통제가 아닌 국가들 간 합의를 통해 대응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자력발전소 폐기를 선언했다가 뒤집거나,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국가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 독일은 그동안 유럽의 탈원전을 주도해 왔으나, 최근 올해 말까지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원전 2기의 수명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벨기에 정치권은 이미 2025년 폐기하기로 했던 원전 2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영국은 지난 3월 에너지 자립을 위해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비중을 16%에서 25%로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그동안 미뤄왔던 신규 원전 사업에 대한 투자를 승인했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2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폴란드도 2033년 가동을 목표로 첫 원전 건설에 착수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ICIS의 가스 분석가인 톰 마르제크-맨서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이 지속될 경우, 유럽은 산업 부문의 수요 감소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