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했던 임대주택을 간소화한 것은 물론, 소득기준을 완화해 그동안 청약시장에서 소외됐던 1인가구·맞벌이 신혼부부에게도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막대한 재원 마련과 부지 확보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복잡한 임대주택 통합…과천·남양주에 첫 도입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4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내년 1월 중 과천 지식정보타운, 남양주 별내 등 수도권 선호 입지에 1181가구 규모의 첫 입주자를 모집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매년 7만호 수준의 물량을 통합공공임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통합공공임대는 과천 지식정보타운 S10블록과 남양주 별내A 1-1블록에 들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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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격과 기준도 단일화했다. 소득기준의 경우 월평균소득(외벌이)이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이고 총자산이 소득3분위 순자산 평균값 이하인 무주택 세대구성원이면 가능하다. 여기에 1~2인 가구는 각각 20%포인트, 10%포인트씩 추가로 완화했다. 1인 가구의 경우 중위소득의 170%, 2인 가구의 경우 160%이하를 충족하면 된다.
또한 정부는 3~4인가구가 선호하는 전용 60~85㎡ 이하의 중형주택도 신규 도입한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의 내년에 우선 1000가구의 중형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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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그동안 복잡했던 임대주택 유형을 단순화하면서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주거품질 개선과 공급량 증가를 모두 이루기 위해선 막대한 재원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 특히 여전히 낮은 주택품질과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다. 또 소득기준을 완화하고 중형주택을 도입하는 등 입주 대상을 중산층까지 확대했지만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기존 저소득층·주거 취약계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역할과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발표한 통합공공임대가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선공약인 기본주택(장기임대형)과 닮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본주택의 제도적 발판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장기임대형 기본주택은 건설원가 수준의 임대료만 내고 30년 이상 살 수 있는 고품질 임대주택을 말한다. 공급대상이 취약계층에서 중산층으로 확대된데다 주택 품질이 대폭 상향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민간 임대차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니깐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대상을 중산층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현재 공공임대주택의 물량이 전체의 8%수준에 불과하다. 단기간에 주거안정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