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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으로 미국에서도 CBDC 도입을 조만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당초 ‘디지털 달러’ 도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도입에 속도를 내면서 입장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CBDC란 지폐와 동전과 같은 실물 명목화폐를 대체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명목화폐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만 가치는 고정돼 있다.
앞서 스웨덴은 2017년 중앙은행에 CBDC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CBDC인 ‘e-크로나’를 개발했다. 지난 2월까지 시범 운영했고 내년 중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ECB) 또한 유로존 회원국 19개국이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유로’ 발행 프로젝트를 공식화했다.
각 국이 CBDC 도입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중앙은행의 화폐 통제권이 위협받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암호화폐가 일상에 자리잡은 상황에서 기존 화폐가치와 연동하는 암호화폐인 ‘스테이블 코인’까지 등장하면서 기존 통화 시스템이 위협받을 수 있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이 만든 스테이블 코인인 ‘리브라’를 두고 각 국 정부는 개발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이 CBDC를 발행하면 민간 가상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 말한 점도 이같은 위기 의식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디지털 화폐가 생긴다면 스테이블코인도, 가상화폐도 필요 없어질 것”이라며 “디지털 화폐에 찬성하는 강한 논거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