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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되었다가 사망한 공무원의 아들 이모(18)군은 지난해 11월 “객관적인 근거 없이 고인에 대해 ‘정신적 공황’이라고 표현하고, 월북의 증거라고 하면서 도박 송금 기간·횟수·금액 등 금융거래내역을 공개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해경 측은 “피해자의 월북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각종 의혹이 더욱 불거졌다”며 “유족 측에서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여, 월북 동기를 밝히기 위해 실종되기 전 피해자의 채무상황 등을 공개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신 병명을 공개한 것이 아니라 실종 동기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이라며 “당시까지 확인된 사항에 대해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발표했다”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피해자의 채무금액은 충분한 자료나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발표라 볼 수 없고, 당시 발표 내용이나 취지 등으로 보더라도 공개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없다”며 “고인의 채무상황 등을 수사한 내용은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의 영역으로 국민의 알권리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인권위는 당시 과열된 취재상황과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 최종 책임자인 김 청장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중간 관리자들에 대한 경고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월북을 계속 감행하면 사살하기도 한다’라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해 김 청장 등과 같이 진정이 제기됐으나 인권위는 “단순히 정치적 주장을 한 것에 불과하다”며 “국회의원의 업무수행과 관련된 인권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각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