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AZ 인기? 고령층 552만 예약, 남은 백신 501만회뿐

고령층 AZ 사전예약률 80.7% 기록
당국, 어린이집·초등1·2학년 교사 접종 6→7월로
명목, 7월 교직원 접종 일원화·8월 개학 맞추기 위해
내막, 생각지 못한 AZ 부족 "일부 일정 조정될 수도"
  • 등록 2021-06-04 오후 6:19:17

    수정 2021-06-05 오전 12:18:24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갑작스러운 인기에 물량 부족이 우려된다. 방역당국은 이달 접종대상인 ‘유치원 교직원·어린이집·초등1·2학년 교사’ 31만여명 접종을 7월로 미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4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유치원, 교직원 그리고 어린이집, 초등학교 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의 접종계획을 일부 조정해 다른 초·중·고교 교직원 접종과 함께 여름방학 중에 접종을 실시할 계획으로 조정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30세 미만을 제외한 유치원 교직원·어린이집·초등1·2학년 교사 등에 대한 접종은 오는 7일부터 19일까지 이뤄질 예정이었다. 접종 대상자는 총 37만 5193명으로 전날(3일) 마감 기준 30만 9056명이 접종예약을 해 예약률은 82.4%를 기록했다.

표면상 접종시기 변경의 가장 큰 이유는 8월 말 학교 개학을 맞추고, 7월부터로 예정된 일반 교직원(모더나·화이자)과 고3·수능 수험생(화이자) 접종과의 일원화된 접종을 위해서다. 이들이 맞기로 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간격은 11~12주다. 만약 오는 19일에 1차 접종을 하면 개학 이후인 9월은 돼야 2차 접종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백신 역시 접종간격이 짧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으로 변경된다. 현재 모더나의 1~2차 접종간격은 4주, 화이자는 3주다.

하지만 내막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마감한 60~74세 고령층 사전예약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예약률 80.7%, 예약자 732만 8000명을 기록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접종자 수가 많아짐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고, 각종 사회적 인센티브가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난달부터 접종을 시작한 일부 65~74세를 제외한 남은 접종 예약자는 552만명이다. 하지만 상반기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량은 501만회뿐이다. 산술적으로 51만회분이 부족하다. 정 청장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어르신 접종 예약률이 상당히 높다”며 “6월에 어르신 접종에 집중하기 위해 백신 수급 상황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일단 10% 가량(아스트라제네카 기준 추가 1~2명) 더 접종이 가능한 최소 잔여량 주사기(LDS)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예비명단 대기자들이 잔여백신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552만명 접종을 모두 끝낼 수 없을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일부 고령층 접종은 7월로 미뤄질 수도 있다. 정 청장은 “접종시기별 사정과 의료기관별 상황에 따라 예약자 중 일부의 접종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다. 불가피하게 예약이 조정되는 대상자들은 반드시 7월 초에 신속하게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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