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김 총비서를 그림자 수행하던 조용원은 이번 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과 비서국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려 사실상 북한 내 권력 서열 3위로 급부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당 대회 폐막한 12일 김 총비서가 새 지도부 간부들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면서 참배에는 정치국 상무위원인 최룡해·조용원·리병철·김덕훈 등을 비롯한 새 당 간부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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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인 북한 사회 특성을 고려할 때 간부들의 호명 순서와 최고지도자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한 횟수는 권력 서열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의 ‘김정은 위원장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11일 기준 최근 5년간 김 총비서를 가장 많이 수행한 인물이 조용원이다. 그는 2017년 34회, 2018년 51회, 2019년 34회, 2020년 12회 총 131회를 수행했다. 이는 서열 2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86회를 훌쩍 뛰어넘는 횟수다.
조 비서는 이번 당 대회 인선에선 노동당 3대 핵심기구에 모두 선출됐다. 특히 북한의 전략무기 개발 책임자로서 초고속 승진한 리병철보다도 호명 순서가 빠른 점이 주목된다.
지난해 1월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른 그가 정치국 위원을 건너 뛰고 1년 만에 상무위원이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당초 그가 김 총비서·최룡해·리병철·김덕훈에 이어 상무위원을 꿰찼을 때는 서열 5위로 점쳐졌으나, 주요 행사에 리병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를 제치고 호명되면서 단숨에 서열 3위에 뛰어오른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그는 김정은 정권 출범 직후인 2012년 4월 ‘김일성 훈장’을 받았고, 최근 몇 년간 김 위원장이 가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수행했다.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는 물론,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이듬해 하노이 북미회담 때도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겼다. 이번 당 대회 중에도 김 위원장 곁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긴밀하게 귓속말 보고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 비서의 급부상은 그와 함께 ‘핵심 실세’로 불렸던 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과는 대비된다. 김 부부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제외된 데 이어 당 제1부부장에서 당 부부장으로 강등된 것이 확인됐다.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도 네 번째 줄로 밀려났다.
그러나 김여정 개인 명의의 대남 비난 담화가 발표됐다는 점에서 그의 직위나 직책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정치적 위상이나 역할은 그대로임을 시사했다. 김 부부장은 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을 정밀추적했다는 남측 합동참모본부를 향해 대남 비난 담화를 내고, “해괴한 짓”이라며 거칠게 비난했다. 김여정의 이번 담화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그가 앞으로도 대남 업무를 지속해서 관장할 것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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