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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경계영 기자] ‘트럼피즘 쇼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금융시장이다.
시장은 당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에 베팅하지 않았다. 간밤 글로벌 시장까지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예측하고 움직였다.
그런데 개표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고, 막바지에 들어서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가닥을 잡는 기류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940선이 무너지고 있고, 위험통화인 원화의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미국 대선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멕시코 페소화는 급락 중이다. 그야말로 패닉이다. 투자심리는 안전한 곳을 찾아 채권 등으로 몰리고 있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후 2시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0.84포인트 떨어진 1932.54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 2015선까지 올랐지만 트럼프의 선전에 급락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도 마찬가지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20.3원(1.79%) 상승한(원화 약세) 1155.3원에 거래되고 있다.
멕시코 페소화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대비 13% 이상 절하되며 달러당 20.7페소까지 치솟았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오르는 건 그만큼 선물가격이 강세라는 의미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본 엔화 역시 3.5% 넘게 절상되며 101.3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책당국도 ‘검은 수요일’이 연출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오후 2시부터 긴급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오후 4시부터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을 열고 대응책 등을 종합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오후 5시 비상대책반 회의를 열고 대응방향을 논의키로 했다.
정부는 오는 10일 오전에도 유 부총리 주재로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어 미국의 새 정부 출범과 관련한 대응계획을 세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