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M&A 규모가 총 8110억달러(약 897조 91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으로 인해 자금조달 비용이 싸진데다 글로벌 증시도 상승랠리를 보이면서 판을 키우고 있다.
제약업계 M&A ‘최대’..절세형+생존형
지난해부터 M&A 시장은 제약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들이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 기업을 인수한 후 그쪽으로 본사를 이전, 세금을 낮추려는 절세형 목적이 한 축을 이뤘고 주요 제품의 특허만료가 돌아오면서 아예 신약 개발능력을 갖춘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는 생존형 M&A도 늘고 있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1분기 헬스케어 분야 M&A는 전체 11.7%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분야 M&A 규모는 총 952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나 증가했다. 부동산 분야가 930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고, 통신이 그 뒤를 이었다. 에너지 기업들은 유가 급락으로 경영이 악화되자 생존을 위해 자기들끼리 뭉치는 M&A 행태를 보이고 있다.
美 주도의 자문사없는 대규모 M&A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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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이 거래가 올해 나타나고 있는 M&A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주도, 대형 거래 선호, 자문사 없는 독립자문 등 세 가지다.
전체 거래 건수는 8669건으로 지난해 9072건보다 적었지만 규모는 21% 늘었다. 즉, 대형 거래가 많았다는 얘기다.
특히 과거와 달리 대형 자문사를 참여시키지 않고 기업 스스로가 자문사 역할을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대형 M&A였던 하인즈의 크래프트 합병에 대형 투자은행들의 이름은 없었다.
통상 투자은행들은 대규모 딜에 자문사 역할을 하며 자금조달을 도와주고, 경영자문을 해주며 막대한 수수료를 챙긴다. 하지만 최근엔 회사 자체적으로 자문팀을 따로 꾸려 수수료를 절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중국기업들에서 특히 많이 나타난다.
케이스 포스건 언스트앤영(EY) 아시아금융 서비스 부문장은 “M&A 거래에서 중개자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많은 참여자들이 자체 M&A 인력을 늘리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점점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