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미국 재무부가 올해 4분기 시장 예상보다 적은 차입 계획을 공개했다. 점차 커지는 재정적자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내년의 경우 다시 큰 규모의 계획을 내놓아, 시장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30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올해 4분기 7760억달러를 차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월 말 예측한 8520억달러보다 760억달러 감소한 수준이다. 직전 분기인 올해 3분기(1조100억달러)와 비교해도 줄어들었다. 월가는 4분기 차입 규모를 7490억달러~8000억달러로 추정했다.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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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차입금이 감소한다는 것은 채권시장에서 돈을 덜 빌리겠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 역시 이를 신경 쓰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앞서 3분기 계획 발표 때는 차입 규모가 당초 전망보다 커 국채금리가 폭등했다. 재무부는 “차입 수요가 줄어든 것은 세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에서 분기 말 현금 잔액은 7500억달러로 추정됐다.
다만 재무부는 내년 1분기 차입금은 8160억달러 규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망보다 큰 수준이다. 미국은 세계 패권전쟁에 따른 국방비 지출, 기후 변화에 따른 녹색 투자,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등 재정을 써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재무부는 4분기 차입 계획에 대한 세부 내용은 오는 1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차입금 규모가 크다는 소식에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4.903%까지 뛰었다. 채권시장 흐름은 자세한 계획이 나온 이후 다시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