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개발 중인 '한국형 사드' 이례적 공개…표적탄 '쪽집게' 요격

'한국형 사드' L-SAM, 첫 언론 공개 요격시험 성공
파편 줄이려 탄두 아닌 후미 추진기관 타격
올해 시험평가 완료, 2025년 양산···촘촘해지는 KAMD
  • 등록 2023-06-01 오후 4:16:48

    수정 2023-06-01 오후 10:25:4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당국이 개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이하 L-SAM)의 요격 시험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군이 아직 개발도 끝나지 않은 무기체계를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민 우려가 큰 상황에서, 우리 기술력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L-SAM은 적 탄도미사일이 최고 정점을 찍고 낙하하는 종말단계 상층부에서 타격하는 3단 추진 유도탄으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LMD)의 핵심으로 꼽힌다. L-SAM이 실전 배치되면 고도 40~150㎞의 상층부를 방어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15~40㎞의 하층부를 담당하는 패트리엇(PAC-3), 20㎞ 이하의 천궁-Ⅱ(M-SAM) 등과 함께 다층적 방어체계를 구축한다. L-SAM의 요격 고도는 50~60km, 최고 속도 마하 8~9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달 30일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이뤄진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탄도탄 요격시험에서 요격탄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방과학연구소(ADD) 시험장에서 이뤄진 이번 공개 실사격은 작년 11월 표적탄을 처음 요격한 이후 진행된 네 번째 시험이었다. 북한 탄도미사일을 모사한 표적탄이 발사되자 L-SAM의 핵심 구성품인 다기능레이더가 즉각 이를 탐지해 취재진이 있는 센터 중앙 화면에 정확한 위치를 표시했다. 이어 발사 신호와 함께 요격탄이 날아오르자 열상감지장비(TOD) 화면에 비행 궤적이 잡혔다.

추진기관(1·2단)과 직격비행체(KV) 등 3단으로 구성된 요격탄은 1·2단 분리에 이어 KV까지 분리하더니 금세 KV가 표적탄을 맞추고 사라졌다. 화면을 주시하던 취재진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군 관계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눈에 띄는 점은 KV가 표적탄의 탄두가 아닌 후미 추진기관을 타격했다는 것이다. 과거 탄두를 직격했더니 해상으로 파편이 너무 많이 쏟아져 수거에 어려움이 있어 추진기관 직격으로 사격 방식을 바꾼 것이다.

박종승 ADD 소장은 “어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우리나라 시험장의 여건에 맞게 추진기를 타격하는 것으로 설정했다”며 “실전에서도 목표 지점을 선택해서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고 했다. 어느 부위를 맞출지까지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요격 체계가 우수하다는 의미다. 박 소장은 “교전 고도에 들어오는 탄도미사일은 다 맞출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종섭 장관은 “L-SAM은 다층 방어체계의 핵심 전력”이라며 “미국의 사드(THAAD)에 버금가는 수준인데, 앞으로 L-SAM 개량형(Ⅱ)까지 개발하면 미국 수준 못지않은 방어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L-SAM은 올해 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개발 완료한 후 2025년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력화 계획에 따라 2020년대 후반께 군에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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