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플랫폼 SPC 지분변경 거부…인천시 직접투자 검토

㈜인천상상플랫폼, 공사비 부족에 '벼랑길'
SPC 지분 변경으로 자금 확보하려다 실패
인천시 "파산·부도 아니면 변경 승인 안돼"
市, 연말까지 해결책 제시 없으면 시비 투입
  • 등록 2022-11-07 오후 2:48:30

    수정 2022-11-10 오전 9:28:43

반도건설이 유치권을 행사 중인 인천 내항 상상플랫폼 사적 공간 전경.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시 문화복합시설 상상플랫폼의 사적 공간 운영 방식이 민간업체 대부에서 산하기관 위탁으로 바뀔 전망이다.

시는 상상플랫폼 대부운영사의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변경 승인 요청을 거부하고 올 연말까지 리모델링 공사비가 시공사에 납부되지 않으면 해당 업체와의 협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공사비는 시비로 내고 상상플랫폼 운영을 산하기관에 위탁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내항 상상플랫폼 대부운영사인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하 무영컨소시엄)이 설립한 SPC ㈜인천상상플랫폼은 지난 9월 말 지분 변경(주식 양수도 계약) 승인을 시에 요청했다.

㈜인천상상플랫폼은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 40%, 경우종합건설㈜ 30%, ㈜국보디자인 30% 지분 비율로 구성한 법인이다. 지분 비율은 무영컨소시엄 구성과 동일하다. ㈜인천상상플랫폼(이하 법인)은 올 9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비 200여억원을 확보하지 못하자 법인 전체 지분의 95%를 트라이브㈜에 매각하고 ㈜무영씨엠건축사무소 지분을 5%로 줄이려고 했다. 이는 트라이브㈜를 통해 부족한 공사비를 마련하려는 의도였다.

SPC 지분 변경 승인 거부

시는 무영컨소시엄과의 협약 등을 검토한 결과 SPC 지분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협약상 부득이한 사유로 법인의 지분 변경이 필요하면 인천시가 승인할 수 있다. 하지만 시는 법인 구성업체의 파산·부도가 아닌 이상 부득이한 사유로 볼 수 없다며 지분 변경 요청을 거부했다.

시는 상상플랫폼 리모델링 공사가 법인 사업비 부족으로 올 3월 중단되자 8월부터 청문절차를 진행했다. 8월 청문 당시 시는 9월 말까지 리모델링 공사비 지급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지만 법인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이어 법인의 요구로 지난달 말까지 지급 방안 제시 시한을 연기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반도건설이 유치권을 행사 중인 인천 내항 상상플랫폼 사적 공간 전경.
시는 경기침체 등을 고려해 다음 달까지 법인에게 기회를 주고 공사비 지급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시비로 대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공사기간(2021년 6월~올 3월)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무영컨소시엄과의 협약을 해지하고 상상플랫폼 건물을 대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공사비 방안 없으면 산하기관에 위탁

시는 현재 공정률 82%인 상상플랫폼 리모델링 공사를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완료하고 공사 원자재값, 인건비 등에 대한 감정평가를 거쳐 시공사인 반도건설 등에 공사비를 납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사비는 골조부분 275억원(무영컨소시엄측이 낸 20억원 포함)에 인테리어 비용 등을 포함해 전체 365억원으로 추정된다. 시는 상상플랫폼 운영을 산하기관에 맡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애초 민간업체 사업비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려고 했던 인천시 계획이 무산되고 300억원 이상을 시민 혈세로 투입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유승분(국민의힘·연수구3) 인천시의원은 “상상플랫폼 사업은 2019년 씨제이씨지브이㈜의 참여 포기 이후 계속 지연됐다”며 “인천시는 무영컨소시엄과의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 상상플랫폼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인천상상플랫폼 구성업체의 부득이한 사유 없이는 법인의 지분 비율 등을 바꿀 수 없다”며 “다음 달에는 무영컨소시엄과의 협약 해지 여부를 결정하고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반도건설은 올 3월까지 진행한 상상플랫폼 사적 공간 리모델링 공사 대금 220억원 중 200억원을 받지 못하자 유치권 행사에 돌입했다.

상상플랫폼 건물은 시가 2019년 215억원에 사들인 내항 8부두 옛 곡물창고(부지 면적 2만4000㎡)이다. 이 건물 부지 중 사적 공간은 1만6800㎡ 규모로 무영컨소시엄에 대부해 운영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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