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의 올해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확정치)이 전기대비 0.2%를 기록했다. 예비치와 같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기술적 침체를 확인하게 될 것이란 시장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과거 데이터 수정에 따른 것으로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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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ONS)은 이날 영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이 최종 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예비치(-0.1%)에서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영국 통계청은 이전 데이터를 수정하면서, 즉 방법론적 변화로 수치가 개선된 것라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올해 1분기 경상수지 적자도 439억파운드에서 338억파운드로 개선돼 예상치를 웃돌았다.
기술적 침체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지만, 생산량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FT도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분기보다도 0.2% 낮다고 지적했다. 두 매체 모두 영국은 팬데믹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유일한 주요7개국(G7) 소속 국가라고 입을 모았다. FT는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의 GDP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각각 3.5%, 1.8%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국은 다른 선진국들보다 느리게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이 당장은 침체를 면했지만 블룸버그는 “시장에선 엘리자베스 여왕의 국장으로 추가 공휴일이 발생한 3분기에 생산량 감소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2분기 동안 추가 하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2.25%인 기준금리가 내년 약 6%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주택시장과 기업투자, 소비지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가계는 올 2분기 물가 고공행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은 올 2분기 1.2% 하락했다. 2016년 이후 처음으로 4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4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인플리에션이 임금 가치를 끌어내린 영향이다. 가계저축률도 전분기 8.3%에서 7.6%로 떨어졌다.
한편 영국은 지난주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1972년 이후 최대인 450억파운드 규모의 감세정책을 발표한 이후 경제적으로 큰 혼란을 빚고 있다. 차입 비용 급증 우려로 파운드화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고, 이에 영란은행(BOE)는 전날 시장 안정을 위해 향후 13일 동안 총 650억파운드 규모의 국채매입을 재개하는 긴급 조치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