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점을 ‘제타플렉스(ZETTAPLEX)’로 새롭게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 잠실점은 2009년까지 전국 대형마트 매출 1위에 오를 만큼 롯데마트를 대표하는 매장이었지만 온라인 커머스의 급부상으로 점차 쇠락했다. 단순한 외형적 리뉴얼이 아닌 온라인 커머스와 차별되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쇼핑 환경을 제공해 과거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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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방문한 제타플렉스는 ‘기존 롯데마트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게 첫인상. 지하 1층 식품, 지상 1층 와인, 지상 2층 리빙 섹터로 나뉘며 전체 영업면적이 1만4214㎡(약 4300평)로 전체 롯데마트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롯데마트 서쪽 게이트에 새로 달린 ‘제타플렉스’ 간판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가 한눈에 들어왔다. 1층 전체 공간 70%를 와인 전문점으로 채웠다. 면적은 1322㎡(약 400평)로 국내 와인샵으로는 최대 규모. 매년 약 5500병 밖에 생산하지 않아 1억원 내외의 최고가 와인으로 유명한 ‘로마네 꽁띠’부터 1만원대 가성비 좋은 와인까지 총 4000여 종의 와인을 판매한다.
지하 1층 식품 매장은 국내 마트 식품관 중에서 압도적인 수준의 규모를 자랑했다. 지하에 있던 리빙샵을 2층으로 올린 뒤 그 공간을 식품으로 채웠다. 일반 대형마트보다 30% 이상 많은 상품을 취급하며 진열 길이도 롯데마트의 기존 점포 평균보다 30%가량 늘렸다.
매장 2층에는 리빙 전문점인 ‘룸바이홈 랩’이 자체 브랜드(PB) 및 카테고리별 전문 디자이너, 작가와 전문 브랜드들과의 협업를 통해 만든 프리미엄 상품을 진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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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타플렉스는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고민이 담긴 결과다. 날로 성장하는 온라인 쇼핑의 위세에 오프라인 매장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다. 롯데마트는 실적 부진 때문에 지난해 12개 점포를 폐점했는데 올해는 와인 리빙 등 품목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점포를 특화 중이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점포 9개를 새단장했고 매출 신장을 이룬 바 있다.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는 이날 매장 곳곳을 둘러보며 오프라인 매장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강 대표는 “제타플렉스는 공간만 넓힌 마트가 아니며 온라인에서 판매가 될까 싶은 과감하게 트렌디한 물건들을 배치한 롯데의 유통 철학이 담긴 곳”이라면서 “매출 100억원 이상 점포와 롯데마트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점포 중심으로 10개 미만으로 확장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오프라인의 쇼핑 경험이 결국 온라인 유통 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강 대표는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직접 보고 좋다고 느껴야 온라인으로 주문을 한다”면서 “제타플렉스는 당분간 매출 신장보다는 고객의 온·오프라인 연결 효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